[뉴스락 특별기획] 우리 공공예식장에서 결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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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우리 공공예식장에서 결혼할까요?

뉴스락 2025-07-19 07:43: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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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경제적 압박에 못 이겨 연애, 결혼, 출산, 주택 등 모든 것을 포기한 'N포 세대'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예식 비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결혼식장 대관료, 식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결혼식에 드는 총 계약금액의 전국 평균은 210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는 날로 증가하는 웨딩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결혼 서비스 가격공개, 서울 공공예식장 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했지만, 다수의 예비 신혼부부들은 해당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 서비스 가격 표시제' 시행 이후에도 가격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업체들은 극소수이며, 가격이 공개돼 있어도 사실상 추가 금액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락>은 결혼 비용을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 실효성을 따져봤다. 

높아지는 결혼 비용과 웨딩업체의 갑질에 시름이 깊어지는 예비신혼부부. 사진 챗GPT 생성 [뉴스락]
높아지는 결혼 비용과 웨딩업체의 갑질에 시름이 깊어지는 예비신혼부부. 사진 챗GPT 생성 [뉴스락]

 

예비부부들, 공공예식장보다 사설 찾는 이유

서울시 공공예식장에 드는 예상 예식 비용과 서울시 공공예식장 표준가격과의 차이. 출처 : '더 아름다워 결혼식' 홈페이지 [뉴스락 편집]

서울시에서는 결혼식 예약난, 높은 예식비용 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거주자들에게 무료 공공예식장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올해 서울시 공공예식장 사업에 ▲결혼식 비품비 3억원 ▲결혼문화인식개선 행사 사업비 1억원 ▲기타 운영비 1억원 등 총 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해당 사업은 약 70곳의 예식장 무료 대관 및 예식 비품비 100만원을 지원하며, 웨딩 협력업체를 통해 결혼식 진행 비용, 식대, 그 외 옵션 등을 약 1000만원 내외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의 취지는 이상적이지만, 사설 웨딩업체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으며 비용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비 신혼부부들이 식장을 예약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은 ▲하객 보증인원 ▲주차 편의성 ▲피로연 및 음식 퀄리티 ▲예식 비용 등이다.

하지만 서울시 공공예식장들의 경우 올해 68곳의 공공예식장 중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식장은 19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예식장의 경우 보통 100명 이하의 소수 인원만을 수용할 수 있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평균적으로 200명의 하객수를 설정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또한 일부 공공예식장은 피로연 자체가 불가능 했으며, 가능하더라도 5만 5천원의 식대는 일반 웨딩업체와 비교했을 때 결혼 비성수기 시즌에는 가격 경쟁력이 전혀 없었다.

서울시 공공예식장들은 결혼식에 방문하는 하객들을 위한 주차 편의성도 갖춰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공공예식장이 주차가 불가능 했으며, 가능한 경우 해당 주차장의 만차 가능성이 높은 데다 유료 주차장이기 때문에 후불 결제 문제로 예비 신혼부부들이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무엇보다도 해당 사업의 공식 홈페이지 '더 아름다운 결혼식'에 공시 돼있는 표준 예식 비용은 약 1089만원이지만, 실제로 공공예식장은 웨딩홀의 구색을 갖추고 있지 않아 웨딩 협력업체를 통해 식장을 꾸리기 위해서는 약 1300~19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사업을 신청하려 했던 한 예비 신부는"서울시 공공예식장을 이용하기 위해 이것 저것 알아보았지만 교통의 편의성, 식사 등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다"며 "특히 결혼 비성수기 시즌에 사설 웨딩업체와 비교하면 서울시 공공예식장의 예식 비용은 전혀 저렴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공식 사이트의 실제 이용자 후기에도 "의미 있는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주차장 후불 정산 문제, 저렴하지 않은 예식 비용 등의 단점이 있다", "공공예식장 사업은 대관만 해줄 뿐 해당 예식장의 모든 것은 웨딩 협력업체와 직접 구성해야 해서 신경쓸 것이 너무 많았다" 등의 불만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운영하는 서울시 여성가족실 가족정책팀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서울시 공공예식장 사업의 경우 실속있는 소규모 결혼문화인식 개선의 의미가 크다"며 "피로연의 경우 축의금으로 식대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700~1000만원 내외로 예식 비용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서비스 가격 투명화 정책... '추가금까지 투명할지는 미지수'

결혼서비스별 가격공개 현황. 출처: 한국소비자원 [뉴스락 편집]

정부에서 웨딩인플레이션과 웨딩업체의 가격 비공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이 늘어나자 '결혼서비스 가격 투명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개선이 필요한 사각지대가 많은 상황이다.

국내 웨딩업체의 일명 깜깜이 가격으로 인한 막대한 추가금, 계약 위약금 등 웨딩업체의 갑질이 횡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과 피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접수된 결혼준비 대행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111건 ▴2022년 176건 ▴2023년 1분기 74건(전년동기대비 39.6% 상승)으로 피해가 매년 증가했다.

또한 지난달 10일 소비자원이 발표한 '2024년 소비자 시장평가지표'에 따르면, 전체 40개 조사 시장 중 결혼서비스 시장은 소비자 지향성 50.4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결혼식장 및 결혼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웨딩업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결혼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했고, 올해 1월부터는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사이트를 통해 결혼서비스 업체의 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소비자원의 결혼서비스 업체 가격공개 현황에 따르면, 총 522개의 결혼서비스 업체 가격정보 공개율은 36.4%을 기록했으며, 결혼식장과 결혼준비대행 업체의 가격 공개율은 각각 45.9%, 13.2%로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웨딩업체들에 대한 규제 정책의 실효성이 아직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혼업체들이 경쟁사에 대한 영업비밀 노출 우려, 서비스 가격 표준화에 대한 어려움 등으로 가격 공개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 정부는 결혼서비스 가격 투명화를 신속추진과제로 설정했고,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결혼서비스 가격 표시제를 의무화하겠다고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표시제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의미있는 현상이이지만, 동시에 추가금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일일이 업체에 방문하거나 전화를 해서 가격을 알아봐야 했기 때문에 가격 표시제 시행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하지만 이외에도 각종 서비스 추가금이 제시된 가격의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할 필요성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결혼문화인식 개선과 더불어 실효성 있는 정책 필요"

최근 '웨딩인플레이션', '깜깜이 가격' 등 비싼 결혼 비용을 의미하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예식 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정부의 규제도 중요하지만, 국내 결혼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 결혼이란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라는 의미가 크고 온 가족과 지인들이 모이는 대행사이기 때문에 규모와 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웨딩사진 촬영 시 업체에 간식을 조공하거나, 드레스 투어에서 디자인 유출 금지를 이유로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등의 악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혼 과정에서 드레스 추가비용, 결혼식 헬퍼에 대한 팁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불합리한 추가금을 내야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러한 악습 제거와 불필요한 추가금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락 미니인터뷰]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뉴스락]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뉴스락]

서울시 공공예식장 취지는 훌륭하지만,

부족한 점 검토 후 개선해야 할 필요성 있어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울시 공공예식장 사업의 의도는 훌륭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결혼 진행 과정 및 비용 자체가 합리적이어야 하지만, 현재 이뤄지고 있는 사업은 사설 웨딩업체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공예식장 서비스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홍보 자체에 더욱 힘써야 하며, 예식장 시설과 환경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로연에 필요한 음식점의 경우 입찰 등을 통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웨딩홀의 시설도 단순히 장소만 대관해 주는 것이 아닌 결혼식 분위기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야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이은희 교수는 "서울시에서 공공예식장 사업을 마련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아직 이용자들의 만족과 정책의 실효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마다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가격과 시설 면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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