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 규제’ 이후 주택시장에 빠르게 냉기가 퍼지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제2의 강남’으로 불리며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경기도 과천도 직격탄을 맞았다.
과천의 부동산이 몰려있는 원도심 거리는 정적에 가까웠다. 평소라면 창가에 빼곡히 붙어 있어야 할 매물 안내문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화 한 통 울리지 않는다"라며 "이미 추가 규제까지 예상하는 분위기라 다들 관망만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과천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6월 27일 대출 규제 발표 이후 과천 원도심 아파트의 실거래 건수는 단 두 건에 그쳤다.
규제가 발표되기 직전 2달간 거래량이 각각 12건, 13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이 사실상 멈춰 섰다고 볼 수 있다. 과천위버필드 59㎡ 역시 지난달 30일 23억 원에 거래가 체결됐지만 이달 들어 계약이 취소됐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서는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최고가 거래량이 직전 2주 대비 74%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과천은 뛰어난 서울 접근성과 지식정보타운 개발 등으로 꾸준한 주택 수요를 자랑해왔다. 특히 1980년대 조성된 12개 주공단지 중 7개가 이미 재건축되면서 ‘신축 아파트 집중지’로 부상하며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지역이다.
대출규제로 인해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
이를 보여주듯 과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7월 첫째 주까지 누적 9.17% 상승했다. 이는 서울 송파구(9.8%), 강남구(9.0%)에 이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최근 3개월 평균 집값 상승률이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비 1.5배 이상일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기에 과천은 이미 해당 요건을 충족한 상태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 과천의 대표 단지인 과천푸르지오써밋 84㎡는 지난 3월 23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6월에는 26억 원에 실거래되며 3개월 만에 2억5,000만 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부동산 관망세로 인해 한동안 급등을 주도했던 아파트들이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천시 중앙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요 단지 대부분이 호가 20억 원을 넘어서 안양이나 의왕 등 인근 지역의 수요자들은 대출 규제로 접근조차 어렵다"라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개업소 대표는 "과천은 과거 ‘서울이 아니라서 저평가’됐을 뿐, 지금은 고급 주거지로 브랜드화되었다"라며 "관망세가 끝나면 다시 수요가 붙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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