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한낮 도로 위는 말 그대로 찜통이다. 잠깐만 실외에 주차해도 차량 내부가 뜨겁게 달궈지고, 창문은 열자마자 숨이 턱 막힌다. 시트나 핸들, 안전벨트는 손이 닿기 힘들 정도로 열을 머금는다. 이렇다 보니 여름철 차량에 탑승하면 자연스럽게 시동을 켜자마자 에어컨 버튼부터 누르게 된다.
차량용 에어컨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인 만큼 연비 저하, 성능 저하, 곰팡이 냄새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사용법과 기본적인 관리 요령을 알아두면 불쾌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무더위 속 운전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자동차 에어컨 사용법과 관리법을 알아본다.
자동 에어컨, 'AUTO'와 'A/C'면 충분
차량에 자동 공조 기능이 있다면 'AUTO'와 'A/C' 버튼만 눌러도 충분하다. 이 상태에선 온도, 습도, 바람 세기, 유리 성애 제거, 내·외기 순환까지 모두 자동으로 조절된다. 운전자는 온도만 지정하면 된다.
겨울에도 A/C는 켜두는 것이 좋다. 습기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어 앞유리 김서림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제조사나 차량 종류에 따라 자동 시스템 반응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수동 조작으로 보완하는 것도 가능하다.
온도나 풍량 버튼을 누르면 자동 기능은 해제된다. 좌석별 온도 제어가 가능한 차량은 'SYNC' 버튼을 눌러 연결을 끊고 각 좌석에서 개별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최신 차량일수록 자동 제어가 정교해서 수동 조작을 자주 할 일은 없지만, 특정 상황에선 직접 설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차량 내부 열기, 환기로 제거
햇빛 아래 장시간 주차한 차량은 내부 온도가 급상승한다. 탑승 직후 바로 주행하면 뜨거운 공기로 인해 운전이 힘들 수 있다. 이럴 땐 차 문을 전부 열고, 한쪽 문을 연속적으로 여닫아 내부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다면 에어컨을 강풍으로 설정하고, 뒷좌석 창문을 약간 연 상태로 운전하면 열기 배출에 도움이 된다.
차오르는 습기, 송풍이 핵심
덥고 습한 날 에어컨을 계속 켠 채 주차하면 공조장치 내부에 습기가 남는다. 여기에 먼지가 쌓이면 곰팡이와 세균이 생기고, 악취로 이어진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목적지 도착 5~10분 전, 에어컨을 끄고 외기 모드로 전환해 송풍만 작동시켜야 한다. 히터를 강하게 틀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차량에 건조 기능이 있다면 그걸 활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습한 날엔 내기 순환모드에서 이 작업을 해야 효과가 있다.
운행 전에는 실내 열기를 먼저 배출하는 것이 좋다. 뒷좌석 창문을 4분의 1쯤 열고, 외기 모드에서 강풍으로 에어컨을 작동시킨다. 내부 공기가 어느 정도 식으면 창문을 닫고 내기 모드로 바꾸면 된다. 이후 바람 세기와 온도는 필요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운전 중 엔진 출력이 필요할 땐 일시적으로 에어컨을 꺼두는 것도 방법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 습기를 제거해두는 습관이 중요하다.
에어컨 사용 전, 점검은 필수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 여름철에는 에어컨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냉매가 부족할 수 있고, 필터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에어컨 필터는 외부 공기 속 먼지, 꽃가루, 미세먼지, 매연 등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교체 시기를 놓치면 냄새뿐 아니라 필터가 훼손되거나 곰팡이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에어컨을 켰을 때 냄새가 난다면 이미 필터가 오염됐다는 뜻이다.
에어컨 냄새는 대부분 '에바포레이터'라는 부품에서 비롯된다. 이 부품은 차량 내부의 공기를 차갑게 식혀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분이 내부에 고이면 세균과 곰팡이가 증식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려면 에어컨을 끄기 전 송풍 모드로 전환해 3~5분 정도 내부를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히터를 활용해 내부 수분을 날리는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필터는 6개월~1년마다 한 번, 또는 주행거리 1만km 이내에서 교체하는 것이 적절하다. 보통 엔진오일 교환 주기와 맞춰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교체 방법은 간단하다. 조수석 글로브박스를 열고 양쪽 고리를 분리하면 필터함이 열린다. 덮개를 연 뒤 필터를 꺼내 새 제품으로 바꿔주면 된다. 작업이 익숙하지 않다면 정비소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곰팡이와 세균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실내 청소도 중요하다. 시트 틈, 바닥 매트, 송풍구 등 평소 손이 닿지 않는 부분도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온도를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결로가 심해지고, 오히려 냄새가 더 잘 생길 수 있다. 여름철 적정 온도는 23~25도 정도가 알맞다. 그보다 낮추면 냉방 효율도 떨어지고 실내가 지나치게 건조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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