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 의료, 세무, 법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때는 특정 장소를 직접 찾아가야 했던 서비스들이 이제는 모바일 앱 하나로 해결 가능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부동산, 전자제품, 중고거래 등 일상 전반에서 플랫폼 활용이 일반화되며 소비자 편익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과거엔 없던 플랫폼들, 소비자 생활을 어떻게 바꿨나
예전에는 집을 구하기 위해 동네 부동산을 일일이 방문해야 했고, 컴퓨터 부품을 사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돌아다녔으며, 병원 접수를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직방', '다방', '다나와', '똑닥' 등 각 분야의 플랫폼이 이러한 수고를 덜어주는 도우미로 자리 잡았다.
부동산 거래 방식도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 예산과 조건을 설명하고 여러 매물을 발품 팔아가며 살펴봐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직방'과 '다방' 같은 앱에서 매물을 미리 검색한 뒤 직접 부동산과 연결해 집을 보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호갱노노'와 같은 데이터 기반 플랫폼은 인기 지역이나 가격 상승률, 학군 정보 등을 제공해 투자 판단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자제품 시장 역시 플랫폼의 등장으로 투명성이 크게 높아졌다. 과거 용산전자상가가 가격정보를 독점하던 시절 소비자들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불투명한 거래 환경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가격비교 플랫폼 '다나와'가 등장하면서 최저가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사용자 리뷰와 함께 제품 평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무 업무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세무사무소를 찾아가 직접 상담을 받고 서류를 준비해야 했지만 '삼쩜삼', '캐시노트', '세무통' 등 온라인 세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세무 업무의 자동화와 간소화가 가능해졌다. 이들 플랫폼은 실시간 세금 계산, 신고 자동화, 정산 절차 안내 등의 기능을 통해 전문 세무사 없이도 일정 수준의 세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법률 분야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엔 변호사를 직접 찾아가야 했고, 상담비용에 대한 정보도 불투명했다.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은 사용자와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손쉽게 온라인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게 반응이 적지 않다. 특히 변호사들의 전문분야, 상담비용, 후기 등을 비교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법률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지목됐다.
실제 이용자들의 경험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법률 플랫폼을 이용한 정호재 씨(28)는 "결혼을 앞두고 가족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변호사 상담이 필요했지만, 직접 사무실을 찾는 게 부담스러워 로톡을 이용했다"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플랫폼이 만든 시간 절약, 감염 예방, 생활비 절감 효과
플랫폼이 소비자 생활에 가져다주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의 효율'이 지목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료 플랫폼이다. '똑닥'은 병원 접수를 모바일로 미리 해두고 대기 시간을 집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2021년 사용자 조사에서는 '똑닥' 이용자의 99.8%가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고, 그 이유로는 80.5%가 '대기 시간 절약'을 꼽았다.
주부 박진선 씨(32·여)는 "아이의 장염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는데, '똑닥'으로 사전 접수한 덕분에 집에서 대기하다가 진료 직전에 방문할 수 있어 편리했다"며 "아이가 병원에서 감염될까 걱정했던 부분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도 생활의 질을 높이고 있다. 당근마켓은 위치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로, 동네 이웃과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구조다. 사용자들은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며 수익을 얻고, 필요한 물건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왕선영 씨(27·여)는 "이사를 준비하면서 가전제품과 소형 가구들을 당근마켓에 올렸는데, 의외로 금방 팔렸고 수익도 꽤 됐다"며 "그 돈으로 이사 비용 일부를 충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생활비 절감, 공간 확보, 지역사회와의 교류 같은 부가적 편익까지 플랫폼을 통해 얻고 있다. 플랫폼은 단순히 거래를 위한 장을 넘어서 생활 습관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소비자의 생활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시간과 비용 절감, 서비스 접근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플랫폼의 등장과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플랫폼은 소비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며 "특히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선택권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 플랫폼도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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