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측의 정순원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늦게 성명을 냈다.
“소모적이고 대립적인 일체의 논쟁을 중단하고자 한다. 최근 빚어진 현대그룹의 인사 혼선으로 주주, 국민, 소비자, 현대 임직원 모두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현대 내부에 더 이상의 갈등은 없으며 모든 경영진은 안정된 모습으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향후 전개될 그룹 내 대소사와 소그룹 분리, 기타 대외 신인도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든 문제를 긴밀히 협의, 순리대로 대처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에는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5대 메이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품질경영, 투명경영, 소비자 - 소액주주 권익보호, 국제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이는 동생인 정몽헌 회장 측에 대한 항복 선언문이나 마찬가지였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육성으로 정몽헌 회장의 손을 들어주자 정몽구 회장 측은 참담한 분위기였다. 몽구 회장도 줄곧 어두운 표정이 었다.
몽구 회장 측 말이다.
“결과적으로 참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명예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짚지 못하고 하루 전인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한 게 패착이었다. 명예회장이 당초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인사 건을 쉽게 재가한 데 이어 청운동 자택도 물려주기로 하자, 몽구 회장이 후계자로 인정 받아 그룹을 물려주는 것으로 착각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몽구 회장 측은 전날 밤까지만 해도 명예회장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보여주며 반발했다. 그러나 몽구 회장은 사실상 이날 ‘백기’를 들었다.
몽구 회장 측 말이다.
“다른 기업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현대만의 독특한 문화로 이해해 달라. 명예회장이 결심하면 모든 논쟁은 없었던 것이 되는 풍토가 현대에는 오랫동안 뿌리내려 있다. 명예회장의 결단을 어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몽구 회장은 아버지의 결정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뿐이다 명예회장은 그간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나는박수받을줄알았다10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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