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건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일가 '집사' 김예성씨에 대한 포위망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날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즉시 지명수배를 내리고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 및 경찰청을 통한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도 열렸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김건희씨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순직해병 특검은 'VIP 격노설'과 관련해 당시 회의 참석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사실관계를 규명 중이다. 김태효 전 안보실1차장 등이 '격노'를 인정한 가운데 17일 재소환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도 기존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김건희 집사 김예성 체포영장 발부... 특검, 여권무효화 및 적색수배
'집사게이트'를 수사 중인 김건희특검팀은 김건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원이 전날인 16일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즉각 김씨를 지명수배하고 17일에는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와 경찰청을 통한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17일 브리핑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김씨를 향해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라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출국금지 때문에 지난 달 20일 베트남 호찌민으로의 출국에 실패하고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보이는 김씨 처 역시 특검에 소재와 연락처를 밝히고 자진 출석해 조사받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집사게이트'는 김씨가 설립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에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184억원을 투자한 것에서 출발한다. 이 가운데 92억원이 외부로 빠져나갔는데 특검은 김건희, 김예성씨에게 이 돈이 흘러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특검은 대기업들이 김씨의 회사에 투자한 것은 당시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김건희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정상적인 투자가 아닌 개별 기업들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뇌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특검은 이날 오전 IMS모빌리티에 50억원을 투자한 한국증권금융의 윤창호 전 사장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같은 날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키움증권도 해당 업체에 1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4명 구속 기로
삼부토건 '실세' 이기훈 부회장 도주 의혹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경영진 4명 중 3명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4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이사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이 가운데 이기훈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이 부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특검보는 "이기훈의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됐었는데 출석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사에 변호인만 출석했는데 그도 이 회장의 소재를 모른다고 하는 것 같다. 사고 등 상황이 발생했다면 법원에 알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 등은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한 주식을 처분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나 의사 없이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를 홍보함으로써 주가를 부양해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구속영장 결과에 따라 김건희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주가조작 의혹 관련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직접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병특검, '키맨' 김계환 재소환…'尹격노' 인정할까
순직해병특검은 'VIP 격노설'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1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사령관은 특검이 수사를 집중하고 있는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할 '키맨'으로 꼽힌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과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박정훈 대령은 김 전 사령관이 같은 날 오후 5시께 자신을 사령관 집무실로 불러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전해줬다고 밝혔지만, 김 전 사령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공개된 통화기록을 보면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7분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했고, 당일 오후 5시에는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약 3분간 통화했다.
김 전 사령관은 그간 조사 및 법정 증언 등에서 'VIP 격노설'을 부인해왔지만, 격노설이 처음 제기된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11일 조사), 이충면 전 대통령실 외교비서관(14일 조사), 왕윤종 전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15일 조사) 등이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한 만큼 김 전 사령관이 이전과 다른 진술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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