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곡동 주택·차량 침수…15년 전 재해 반복
청도 시간당 45.5㎜ 폭우에 산사태 발생…"인명 피해 없어"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17일 대구·경북에도 최대 14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물에 잠기거나 산사태가 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2시 21분께 금호강변에 위치한 대구시 북구 노곡동 일대가 물에 잠겼다.
짧은 시간에 비가 쏟아지면서 노곡동 도로 주변 주택들은 1m 넘게 물에 잠겼고, 근처에 주차된 차량 여러 대도 피해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자 소방 당국은 구명보트 등을 동원해 주민 26명을 대피시켰다.
이날 침수 피해가 난 노곡동은 대구를 지나는 금호강변에 위치해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힌다. 노곡동은 15년 전인 2010년 7월에도 2차례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그해 7월 16∼17일 노곡동에 112㎜의 비가 쏟아지면서 주택 62채와 차량 118대가 침수됐다.
당시 침수사태는 배수시설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첫 침수사태와 관련한 복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8월 16일에도 폭우가 쏟아지면서 노곡동 일대 주택 60여채와 차량 30대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날 대구에서는 달서구에서도 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서남신시장, 죽전네거리, 야외음악당 등에서는 "배수가 안 돼 도로에 물이 차 있다"는 등 비 피해 관련 신고 60건이 접수돼 당국이 현장 조치에 나섰다.
월성동에서는 폭우에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도 났다.
대구소방본부 측은 "현재까지 호우 관련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쏟아지는 비로 시민 피해가 우려되자 신천 진출입로 37곳과 금호강, 신천 주변 등 하천 둔치 주차장들 진입을 통제하고, 공공야영장 11곳 운영도 중단했다.
또 침수가 예정된 신천동로 중동교∼무태교 양방향을 통제했다.
경북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1시 51분께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 2번지에서 산사태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인 오후 1시 54분께 경찰에도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인근 암자와 민가를 덮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번 산사태로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 1채와 승용차 1대가 쏟아진 흙과 모래에 일부 묻혔다.
당국은 산사태 사고가 난 지점 주변 민가에 거주 중인 주민 4명을 대피시켰다.
현재까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아직 없다.
그러나 청도읍 원정리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이 물에 잠기고, 군내 주요 도로와 교량 곳곳이 물웅덩이로 변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청도 지역 누적 강수량은 165mm로 산사태 경보와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와 별도로 경북경찰청 등은 포항시 죽장면 죽장로 지방도 구간을 비롯해 산사태나 낙석 우려가 있는 15곳의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경북도도 기상 상황이 나빠질 것에 대비해 읍면 단위로 편성된 마을순찰대를 가동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대구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대구와 경북에 80∼200㎜(많은 곳 250㎜ 이상), 울릉도·독도에 10∼6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일 오전까지 시간당 30㎜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우특보가 확대·강화될 수 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밤사이에도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니 산사태, 제방 붕괴, 시설물 침수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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