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우리나라 국민순자산이 전년보다 무려 1217조원 늘며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과 토지를 중심으로 한 자산가격 상승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가운데,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의 확대도 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전년 대비 1216조7천억원(증가율 5.7%) 증가해 총 2경4551조원에 달했다. 증가 요인은 거래를 통한 순취득이 308조원(25.3%), 거래 외 요인(가격상승 등)이 908조원(74.7%)으로 나타나 거래 외 요인의 기여도가 압도적이었다.
거래 외 요인의 증가분 가운데 비금융자산의 명목 보유손익(가격변동에 따른 평가이익)이 352조원, 금융자산의 평가이익과 기타 증가가 465조원을 차지했다. 거래에 의한 자산 취득도 꾸준히 이뤄졌지만, 자산가격 상승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택 시장 회복세와 함께 토지자산이 전년(-127조원) 감소세에서 올해는 249조원(+2.1%) 증가로 전환됐다. 토지 중에서도 주거용 건물에 딸린 부속 토지의 가치가 186조원(+4.2%) 뛰었고, 비주거용 건물 부속 토지도 37조원(+1.0%) 늘었다. 반면 농경지와 임야 등은 각각 32조원, 13조원 줄며 비주거용 토지의 일부 구조적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과 토지를 중심으로 한 자산가격이 반등하며 국민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특히 가계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 상승이 전체 자산 증대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작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비금융자산은 2경248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8.8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금융자산의 구성은 여전히 토지와 건설자산에 집중돼 있었다. 토지자산은 1경2139조원으로 비금융자산의 54.0%를 차지했고, 건설자산은 7521조원(33.5%)이었다. 두 자산을 합치면 전체의 87.4%에 달한다.
이 밖에 설비자산이 1,404조원(6.2%), 지식재산생산물은 770조원(3.4%), 재고자산은 594조원(2.6%)으로 나타났다. 설비자산은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74조원(+5.6%) 증가하며 전년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식재산생산물도 연구개발(R&D)과 기타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 증가로 50조원(+6.9%) 늘었다.
생산자산(건설, 설비, 지식재산, 재고)은 전체 비금융자산의 45.8%를 차지했고, 비생산자산(토지, 지하자원, 입목)은 54.2%를 차지했다. 특히 비생산자산 비중은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해 자산구조가 부동산 중심임을 보여줬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비금융자산이 9962조원으로 전체의 44.3%를 차지했다. 이어 비금융법인 7535조원(33.5%), 일반정부 4761조원(21.2%), 금융법인 227조원(1.0%) 순이었다. 가계와 정부는 토지 중심의 비생산자산 비중이 높았고, 반면 비금융법인과 금융법인은 생산자산 비중이 각각 69%를 넘어 기업활동에 필요한 설비와 건설자산을 집중적으로 보유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가계의 비금융자산은 215조원(증가율 2.2%) 늘었고, 비금융법인은 223조원(3.1%), 일반정부는 188조원(4.1%), 금융법인은 8조원(3.7%) 증가했다. 가계가 보유한 주택과 토지 가치의 상승과 함께 기업의 설비투자와 정부의 사회기반시설 투자도 이어졌다.
2023년말 기준 고정자산(건설+설비+지식재산)은 9305조원으로 전년보다 385조원(4.3%)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이 6750조원(72.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광업·제조업이 1978조원(21.3%), 전기·가스·수도업 421조원(4.5%), 건설업 74조원(0.8%), 농림어업 83조원(0.9%) 순이었다.
서비스업 내에서도 부동산업이 2961조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공공행정과 지식기반서비스업이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고정자산 투자가 확대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2024년 자산 증가는 가격 요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자산시장 과열과의 균형을 유의해야 한다”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지식재산 투자도 꾸준히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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