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에서 ‘로봇’으로…SK인텔릭스, 간판 바꾸고 AI 사업 속도

SK인텔릭스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의 로봇 공기청정기. [사진=SK인텔릭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SK매직이 ‘SK인텔릭스’로 사명을 바꿨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기존 환경가전은 ‘SK매직’ 브랜드로 유지하면서, 새 브랜드 ‘나무엑스(NAMUHX)’로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을 전개한다. 모회사인 SK인텔릭스 아래에서 두 브랜드가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갖고 사업을 전개하는 구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 전문기업 SK매직은 ‘SK인텔릭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인공지능(AI)의 인텔리전트(Intelligent, 지능형)와 혁신을 뜻하는 ‘X’를 결합한 이름으로,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지향점을 담고 있다. SK는 지난 2016년 동양매직을 인수했을 당시에도 ‘매직’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브랜드 자산을 살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이번 사명 변경은 단순한 명칭 교체를 넘어, 사업 방향을 명확히 구분하고 미래 전략과 연결짓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인텔릭스 관계자는 “기존 환경가전 중심의 SK매직과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의 방향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구조 개편을 통해 기존의 단순한 제품 렌털 사업을 넘어,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번 변화의 중심에는 나무엑스가 있다. 나무엑스는 지난 4월 SK인텔릭스가 새롭게 출범시킨 로보틱스 브랜드로, 첫 제품은 AI 기반의 로봇 공기청정기다. 공기 질 개선 기능 외에도 맥박과 산소포화도 등 주요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으며, 일상적인 대화 기능도 지원해 사용자의 생활 전반에 밀착된 ‘웰니스 매니저’를 지향한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렌털가전 시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AI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웨이는 AI 기반 통합 플랫폼 ‘아이오케어’를 중심으로 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청호나이스는 코골이 패턴을 감지하는 ‘AI 모션필로우’ 등 AI 기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렌털가전 업체들이 AI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는 가운데, SK인텔릭스는 브랜드 자체를 이원화해 전략을 분리한 점에선 다소 차이점이 있다. 기존(SK매직)은 유지하고, 새로운 기술 기반 사업은 나무엑스로 전개하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확장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SK인텔릭스는 말레이시아에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연내 나무엑스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진출을 추진 중이며,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추가 시장으로의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SK인텔릭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상수도 수질이 좋지 않아 정수기에 대한 수요가 높고, 화전 농업 영향으로 공기 질도 나쁜 편이라 공기청정기 수요도 크다”며 “단순 제품 수요뿐 아니라, 금융 인프라나 소비자의 지불 능력도 갖춰져 있어 렌털 비즈니스가 작동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