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조합비 수천만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중견기업의 노조 위원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단독 김현숙 판사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견기업 노조위원장인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991차례에 걸쳐 노조 조합비 5천9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노조 조합비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노조 선물 구입시 증정받은 상품권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노조 활동을 위해 조합비를 사용했기 때문에 업무상횡령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자료를 찾을 수 없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 조합비를 관리하며 집행하는 권한을 가지고 5천여만원을 횡령했다"며 "피해 금액이 상당히 큰데도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조 규약에 조합비 사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노조 위원장 직책을 수행하면서 업무추진비나 판공비가 책정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불가피하게 조합비를 사용한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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