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9개월 연속 하락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기준금리 코픽스(COFIX). 하지만 대다수 차주는 좀처럼 금리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하 여력이 있음에도 대출금리는 제자리인 이 기이한 현상. 시장이 아닌 정책, 특히 대출 총량 규제가 구조적으로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5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2.38%)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이에 비례해 하락하지 않았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조차 금리 하락의 실질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다수 차주가 코픽스와 무관한 금리 체계에 놓여 있어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4월 기준 신규 주담대의 89.5%가 고정형 또는 혼합형 금리로, 변동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코픽스 인하가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이는 금융당국이 변동금리 위험에 대응해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한 정책의 결과다.
더 근본적인 장애물은 ‘대출 총량 규제’다. 정부는 은행의 연간 대출 증가율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은행들은 이를 맞추기 위해 금리 조절에 나선다. 즉, 총량 초과를 막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여 신규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구조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실제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
특히 지난 6월 27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대책 이후, 상반기 중 이미 상당량의 대출 여력을 소진한 은행들은 하반기엔 더욱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총량 규제를 넘어설 경우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가 아무리 내려도 총량 규제 하에서는 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지가 향후 금리 정책의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8~9월을 가계부채 억제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총량 규제 완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정책 리스크’가 금리 하락의 가장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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