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중단됐던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이 다시 허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6조 원에 달하는 H20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수혜는 미미할 수 있으나, 중국 전용 그래픽카드 'RTX 프로' 및 향후 출시될 AI 칩을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H20의 수출을 승인해 출하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중국 시장에 H20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으로, 중국의 딥러닝 기업들도 이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과거 제재로 인해 엔비디아는 큰 손실을 입었으며, 현재는 수출 규제가 풀려 상황이 변화했다.
H20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주로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상당한 재고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두 기업이 H20용 HBM을 추가 공급해 당장 매출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가 45억 달러 규모의 H20 재고를 보유 중이며, 이는 한 분기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또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전력 그래픽처리장치(GPU) 'RTX 프로 6000(B40)'에 최신 그래픽 메모리 'GDDR7'을 탑재할 예정으로, GDDR7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 시장의 후발주자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H20 제재 해제에도 불구하고 당장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실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출시될 AI 칩이나 RTX 프로로 인해 연말이나 내년부터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수출 규제 해제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과 수출 규제 완화로 이어질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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