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간식으로 사랑받아온 빙그레가 창사 이래 최대 리스크에 직면했다. 김동환(41) 사장이 이끄는 3세 경영체제가 내부거래 논란과 경찰 폭행 혐의 등 복합적 위기에 휘말리며, 기업의 윤리경영과 소비자 신뢰에 시험대가 놓인 상황이다.
계열사 ‘제때’ 내부거래 논란
최근 국세청은 예고 없이 빙그레에 대해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타깃은 계열사 ‘제때’다. 빙그레가 100% 지분을 보유한 물류사로,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의 주요 물류 계약을 기존 협력업체 대신 ‘제때’에 넘긴 뒤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제때’는 김동환 사장을 포함한 오너일가 삼남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특히 김 사장이 33.34%를 들고 있는 지분 구조는,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재벌 내부거래 근절을 기치로 내건 정부의 첫 사례가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동환 사장, 경찰 폭행 혐의로 법정 선다
오너리스크는 사법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이촌동 자택 인근에서 김 사장은 술에 취한 채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며 경찰관을 밀치는 등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검찰의 항소로 오는 7월 17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창업주 김호연(70) 회장의 장남으로 빙그레 사장에 오르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한 인물이다. 총수 공백 상태에서 실질적 경영 수장을 맡고 있는 그의 사법 리스크는 단순 개인 일탈을 넘어 경영권 승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주목된다.
ESG 경영 신뢰 위기…빙그레 브랜드 흔들
‘착한 이미지’를 강조해온 빙그레는 최근까지 ESG 경영을 앞세운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내부거래 의혹과 사장의 폭행 혐의가 겹치며 윤리경영의 진정성에 의문을 남긴다. 유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소비재 기업 특성상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되는 이슈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SG 경영을 외쳐왔던 기업에서 동시에 내부거래와 오너 사법 리스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은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빙그레는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윤리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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