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수원)] 신상우 감독은 결과와 과정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대만에 2-0으로 이겼다.
경기 시작 전부터 신상우호에게 기적적인 우승 기회가 왔다. 한국과 대만 경기가 펼쳐지기 3시간 30분 전 시작된 일본-중국 경기가 0-0으로 종료됐다. 한국이 대만을 이긴다면 일본, 중국, 한국이 모두 승점 5점으로 동률이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안컵은 득실 차가 아닌 승자승으로 우열을 가린다.
한국, 일본, 중국 세 팀이 승점 동률이 되면서 세 팀 간 전적을 살펴봐야 했다. 세 팀 모두 각각 2무로 상대 전적도 같다. 무승부이기에 득실 차도 0으로 같다. 다득점에서 한국이 3골로 중국(2골), 일본(1골)에 앞서 가장 우위를 점한다. 즉 대만전 승리만 한다면 우승이었다.
기회를 잡은 한국은 전반전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볼을 잡고 오래 몰아 붙였으나 이렇다 할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전반전 11개의 슈팅을 때렸는데 득점은 없었다. 후반전에 들어서 공격진 변화가 생기면서 보다 많은 찬스가 나왔고 지소연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장슬기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한국은 승기를 확실히 잡았고, 이를 잘 지켜 우승에 성공했다.
신상우 감독은 지난해 10월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신상우 감독의 기조는 확실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하면서도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여자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지소연을 비롯하여 이제는 고참이 된 이금민, 최유리, 장슬기 등 베테랑의 경험을 이용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놓치지 않았다.
2000년대생 정다빈, 박수정, 전유경, 김신지, 케이시 유진 등도 꾸준히 소집하여 기회를 주었다. 지난 6월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 2차전에서도 선발 라인업 11명 중 무려 4명에게 A매치 데뷔전 기회를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선택을 이어갔다.
이번 동아시안컵도 세대교체 의지는 돋보였다. 중국전서 2004년생 신예 전유경을 지소연과 투톱으로 내세웠고 교체 자원으로는 2007년생 케이시, 2003년생 김민지를 투입했다. 일본전도 마찬가지였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젊은 피’ 기용으로 승부를 봤다. 2004년생 김신지, 2005년생 정다빈을 교체로 들여보냈고 정다빈이 동점골을 넣는 등 결과도 좋았다. 최종전 대만전에서는 지난 2경기 혈투로 인해 케이시, 정다빈을 선발로 내보내면서 적절한 로테이션을 돌렸고 우승을 가져왔다.
신상우 감독은 처음으로 참가한 메이저 대회 동아시안컵서 점진적 세대교체와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다. 성공적으로 출항한 신상우호는 이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호주,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브라질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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