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규원·김다영·전수현 기자】바른먹거리 대표 기업인 풀무원이 올해 창사 41주년을 맞으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창립 이후 지금까지 건강하고 맛있는 식탁을 만들고자 하는 가치를 올곧이 지키고 있는 풀무원은 지난 5월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더 큰 성장을 향한 모멘텀을 창출해 나가기 위해 △조직 혁신 △핵심가치 재정의 △BIS(Brand Identity System) 재정립 등 세 가지 과제를 핵심 축으로 ‘신(新)경영선언’을 선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풀무원의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청년세대로 구성된 투데이신문 청플 기자단은 ‘풀무원다움’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백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풀무원이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비전을 갖고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풀무원 브랜드 관리 본부 김효실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풀무원다움, 사내 문화 속에 녹아들다
Q. 풀무원 브랜드와 팀장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브랜드 관리 본부의 브랜드팀장 김효실입니다. 풀무원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바른먹거리 브랜드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풀무원 하면 ‘두부’로 기억하고 계시지만 저희는 두부 이외에도 많은 제품들을 만들고 푸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Q. 풀무원은 정직함, 신뢰, 지속가능성 등의 가치를 담은 ‘풀무원다움’을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데, 현직자로서 이러한 가치가 조직 운영과 사내 문화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다고 보나요.
약 10년간 풀무원에서 일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풀무원은 가치체계가 매우 튼튼한 회사라는 점입니다. 업무와 가치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의 기준이 브랜드 가치와 정신에서 기원하고 있어요. 풀무원의 모태가 된 풀무원농장의 설립자인 원경선 원장이 추구한 ‘이웃 사랑, 생명 존중’의 가치를 임직원 모두 공감하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에 풀무원은 앞선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글로벌 지속가능 식품 No.1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식물성 지향’과 ‘동물 복지’를 핵심 전략으로 세웠습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식품 첨가물의 안전 기준과 친환경 원칙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요. 임직원들은 회사 연수원인 ‘풀무원 아카데미’에서 바른먹거리 교육과 명상·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 방식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풀무원다움’은 머무르고 체험하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Q.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풀무원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품목을 다루게 됐고, 시대에 발맞춰 실현할 수 있는 규정들을 계속해서 새롭게 제시하는 중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꾸준히 지켜온 ‘바른먹거리 원칙’입니다. 과거 두부 판매 시장에서는 플라스틱 판이나 화학 제품이 사용되면서 위생 문제가 심각했는데 풀무원이 이에 문제의식을 갖고 포장 두부를 출시했습니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두부와 콩나물을 바꾸자’는 실천이 바른먹거리의 출발점이었죠. 이후 바른먹거리 원칙은 시대 흐름에 맞춰 사람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장됐습니다. 현재는 친환경 포장 등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고,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도 먹일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을 만들겠다는 철학으로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Q.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 제품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기준이나 검토 절차가 있나요.
해당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제품별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요. 또 생산 협력업체나 외부 시설의 경우에도 까다로운 승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첨가물 기준 또한 제품별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고요. 불필요한 첨가물 사용은 철저히 제한하고 있으며, 사용이 필요할 경우에도 재심의를 받는 엄격한 절차를 거칩니다. 예를 들어, ‘맛과 향을 쉽게 내기 위해 첨가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첨가물 원칙이 있습니다. 첨가물을 넣으면 손쉽게 진짜 같은 맛을 낼 수 있지만 최대한 원재료를 사용해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어요.
바른먹거리로 글로벌 시장 도전
Q. 최근 ‘신경영 선언’을 통해 풀무원이 어떤 미래를 그려나가고자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브랜드 전략이나 제품 개발, 글로벌 진출 등에서는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앞으로는 활동 무대를 글로벌로 확장해 ‘지속가능 식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K-푸드는 주로 자극적인 음식이 주목받고 있지만, 풀무원의 바른먹거리가 또 다른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어요. 특히 서구권에서는 그동안 생소했던 두부가 코로나 이후 대중적으로 소비되기 시작했습니다. 김밥이나 주먹밥처럼 신선한 레디밀(Ready-meal, 완제품 형태로 판매되는 음식)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풀무원은 이러한 영역에서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구식단’이라는 비건 브랜드를 선보이며 식물성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지만, 풀무원은 특정 식단에 국한되지 않고 ‘건강한 식습관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어요.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헬스 마니아도 닭가슴살만 먹기 어렵고, 식단 관리를 하는 사람들도 때로는 치팅 데이를 원하잖아요. 워킹맘처럼 가족 식사를 함께 챙겨야 하는 경우에는 간편식을 지향합니다.
이에 풀무원은 변화하는 식습관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죠. 지난해까지는 고기 대체 식품인 ‘두부텐더’를 주력으로 선보였고 올해는 밀가루를 첨가하지 않은 ‘두유면’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앞으로도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식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에요.
Q. 풀무원은 이미 소비자에게 친환경적이고 건강 지향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BIS)을 재정립할 때 핵심 정체성에 어떤 변화를 주고자 했나요.
풀무원 임직원에게는 기존 가치 체계가 이미 내재화돼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풀무원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제품군이 다양화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고객 관점에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번 BIS 재정립에서는 외부 키워드로 ‘시대에 맞는(Contemporary)’과 ‘함께하는(Connective)’, 내부 키워드로는 ‘진정성 있는(Authentic)’과 ‘자연스러운 생기(Naturally Fresh)’를 선정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풀무원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진정성’입니다. 진정성은 원칙을 지키고 본질에 집중하며 깨끗한 브랜드 이미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가치입니다. ‘자연스러운 생기’는 풀무원만의 개성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키워드입니다. 또한 ‘함께하는’은 앞으로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더욱 강화하고 싶은 가치입니다. 풀무원은 혼자만의 식탁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즐기는 바른먹거리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Q. BIS의 핵심 정체성을 풀무원다움으로 소비자 접점인 제품 패키지나 광고에 어떻게 반영하실 계획인가요.
풀무원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통 주기가 빠른 소비재 브랜드 특성상 제품 패키지가 수시로 변경됩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전 제품의 패키지와 광고를 단기간에 일괄 변경하기보다는 일정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우선 지난 5월에는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비주얼 에셋을 우선 개발했습니다. 그래픽 모티브를 정하고 일러스트레이션 컬러와 서체·사진의 구도 기준 등을 구체화했습니다. 향후 풀무원의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체감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활동도 준비 중입니다.
시대와 호흡하는 브랜드로 진화 꿈꿔
Q. 시대에 따라 ‘바름’의 기준도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경 이슈에 맞춰 비건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풀무원은 변화하는 기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말씀하신대로 시대 흐름에 따라 바른먹거리의 정의와 기준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첨가물 사용 여부가 주요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식물성 지향이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풀무원의 차별화된 특징 중 하나는 개념 정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입니다. 특히 ‘바른먹거리’와 ‘지속가능 식품’에 대한 정의를 수년간 치열하게 고민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 식품의 경우, 풀무원은 자사 제품 기준에 따라 식물성 지향 제품과 동물 복지 제품으로 분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동물 복지 제품은 다시 육류 제품과 수산물 제품으로 세분화하고 이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군에 대해서는 매출 목표까지 설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포장 기준도 자체 규정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에 따라 제품을 분류하고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일 주스 제품인 ‘아임리얼(I’m Real)’은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 라벨에 사용되는 필름 접착제도 환경친화적인 수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이처럼 바른먹거리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는 제품 기준과 세부 정책을 수립해 변화하는 시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Q. 풀무원이 지향하는 새로운 방향성과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성원으로서, 앞으로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풀무원과 함께 그리고 싶은 미래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올해로 풀무원 입사 10년을 맞이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풀무원의 가장 큰 저력은 구성원들의 열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원·급식 영양사 등 다양한 동료들을 만나면서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점을 자주 느껴왔습니다.
풀무원이 대중적인 브랜드인 만큼 두부와 같은 스테디셀러 제품이 꾸준히 사랑받고 판매되고 있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업무를 수행하면서 외부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BIS 재정립 역시 풀무원이 ‘살아 숨 쉬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 위함입니다.
저는 풀무원이라는 좋은 기업에서 브랜드 가치 형성에 기여하는 구성원이 된 것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풀무원이 시대와 호흡하는 브랜드로 지속 성장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면 매우 보람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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