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제 막 아기티를 벗어던진 청소년 새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시기
참 고되고 움직이기 싫은데
어린 새들 보는 재미 때문에
탐조를 완전히 포기하진 못하겠단 말이지.
목욕하느라 쫄딱 젖어버린 청소년 딱새 수컷
나랑 눈이 마주치곤 한참을 가만히 쳐다봄
뭐. 왜. 뭐. 귀여우면 다냐.
자기도 딱새라고 힘차게 꼬리를 까딱거림
멋지게 살아남아서 알파가 되렴
청소년 딱새 암컷
아직 배쪽의 솜털과 멱쪽의 무늬가 앳된 기색
딱새들은 특유의 단아한 눈망울이 참 매력이다
청소년 파랑새
성체는 부리가 완전 진한 붉은 색을 띄잖아
파랑새 유조는 성체랑 다르게 부리색이 흐릿한 거 알아?
저 투실하고 보송한 깃털과
자라다 만 것 같은 동글통통한 비율을 봐...
너무 귀여워ㅠㅠㅠ
거리가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역광이 아니었다면
너무도 아끼는 사진이 되었을텐데 아쉬움
(참고) 옆구르기 하면서 봐도 보이는 빨간부리
청소년 노랑턱멧새
처음엔 쟤가 뭐지...했음 왜 쑥새가 아직도 있는 것?
하면서 줌 당겨보니 노턱멧 유조여따
청소년 흰배지빠귀
어쩐지 아성조들은 성체랑 비슷하면서도
어딘지 어설픈 게 귀여움 포인트임
올해 태어난 듯한 동고비
성체랑 거의 차이가 없지만
깃털 색과 상태가 앳된 기색이 남아있었음
제비 성조(왼쪽)와 청소년 제비(오른쪽)
뒤에 보이는 참새들과 싸우지 않고 어울려 놀았음
오른쪽 청소년 제비는
가만히 보면 입가에 앳된 기색이 있음ㅋㅋ
귀여워... 무탈하길
덧1.
개미가 맛있는 청딱다구리
덧2.
정신 없이 비행하던 귀제비들
덧3.
새 찍고 있는데 뭔가가 바스락! 하길래
휙 고개 돌려보니 딱 마주친 다람쥐
나무인 척 꼼짝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음ㅋㅋ
야 너 이미 걸렸어 ㅋㅋㅋ
내가 지나갈 때까지 계속 나무인 척 얼음상태였음
귀여워서 사진만 찍고 모른척했음
덧4.
진짜 드디어 찍는 데 성공한 뻐꾸기
거리는 너무 멀었지만 드디어..
드디어 알아볼 수 있을만한 사진을 남겼다
나랑 뻐꾸기는 인연이 안 맞는 걸까 하고 생각하다가
내가 너무 사진을 남기는 것에 집착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탐조에 사진 욕심을 부리니까 충분히 행복을 만끽하지 못하는 느낌
그냥 그 자체로 즐기고 사랑하자고 되뇌어본다
사진에 담지 못했더라도 관찰 자체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임을.
우리나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던 청호반새는
서식지 파괴로 95%나 감소해 멸종위기2급이 되었다.
흔한 새가 더이상 흔하지 않게 되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이다
주변의 새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가 되면 늘 돌아와주기를 희망한다
단순히 조류를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지만
결국은 생태계,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복잡다단한 것들을 개인인 내가 명쾌하게 해결할 수는 없을것이나
그저 내가 할 수있는 작은 것들을
조금씩이나마 해보기로 하며 이번 탐조는 여기서 끝.
잘자 조붕이들아. 늘 조복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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