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품 베어링 4년간 원전에 납품···‘고리2호기’에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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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품 베어링 4년간 원전에 납품···‘고리2호기’에도 설치됐다

직썰 2025-07-16 16:27: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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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본사사옥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직썰 / 박정우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 4곳에 정품 인증을 받지 않은 비순정 모조 베어링이 무려 4년간 납품되고 일부는 실제 설비에까지 장착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실은 올해 초 울진 한울원전에서 처음 확인됐고,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전국 원전을 전수조사한 결과, 고리, 한빛, 새울 원전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견됐다.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한울원전에서 충전펌프 온도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정밀 점검에 들어갔다. 이후 내부 부품인 베어링에서 정품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원제조사인 스웨덴 SKF사에 확인을 요청한 결과 모조품으로 최종 판명됐다.

전체 납품된 718개 중 28개가 실제 전동기와 펌프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 일부는 3년 6개월 동안 실제 운전 상태에서 사용됐다. 특히 노후 원전으로 분류되는 고리2호기에까지 장착됐던 사례가 포함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설치된 부위는 주로 전동기 및 펌프류였고, 운전 중 이상 동작은 없었다”며 “현재는 전량 교체를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특정 납품업체의 실수에 그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지역에 있는 8개 납품업체에서 유사한 비정품 부품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정황이 구조적인 관리 실패, 혹은 고의적 납품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브로커 개입이나 입찰 공모와 관련한 정황은 아직 없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부산시의회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원자력발전소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국가 핵심시설”이라며 “정식 인증도 받지 않은 불량 부품이 원전에 납품돼 사용됐다는 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과거 ‘원전마피아’ 문제를 언급하며, “한때 불투명한 운영과 로비, 부실 부품 납품이 사회적 지탄을 받았는데, 지금도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번 일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관련 기관에 엄중히 항의하고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수사당국도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기장경찰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사기와 원자력안전관리법 위반 외에도 업무방해 등 다양한 혐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번 사건 이후 비정품 유통 방지 대책으로 ▲모조품 판별 절차 강화 ▲품질검증(CGID) 기준 개정 ▲본사 일괄 구매 체계 전환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부 실행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후속 보도자료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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