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철수로 열린 ‘판’···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삼성전자엔 ‘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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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철수로 열린 ‘판’···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삼성전자엔 ‘새 기회’

이뉴스투데이 2025-07-16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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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뉴스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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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업체 TSMC가 질화갈륨(GaN·갠) 기반 전력반도체 사업에서 철수를 공식화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로 꼽히는 GaN은 생산 난이도와 수익성 문제로 상업화가 제한, 대형 업체가 공급을 주도하는 구조로 공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 공백이 삼성전자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GaN 반도체 디바이스 시장은 2024년 약 30억달러 규모로 2030년까지 약 1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25~27%로 추정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TSMC의 GaN 사업 철수로 공급망이 위축될 때 일부 제품군의 상업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공급자 축소는 동시에 대형 파운드리에 대한 수요 집중을 촉발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중소형 팹리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제한되는 만큼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 업체로의 고객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GaN은 실리콘(Si) 기반 전력반도체보다 전류 밀도와 전력 효율이 높고, 소형화가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기, 데이터센터, 위성통신, 국방, RF통신 등 고전압·고주파 응용 제품에 적합하다. 특히 전력 소모를 줄여 한 번 충전으로 스마트폰이나 전기차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TSMC는 2026년 이후 GaN 웨이퍼 파운드리 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27년 7월까지 철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철수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와 수익성 한계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에피택셜 성장과 공정 수율 확보의 기술적 난이도가 비용 부담을 키워 상업적 수익성 확보를 어렵게 만든다는 게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설계·제조 통합형(IDM)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피니언, 윈세미 등은 자가 생산 체제를 운영하고 있어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중소형 팹리스들은 대체 생산 파트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부품 업계 관계자는 “TSMC 철수로 일부 팹리스는 양산 일정이 늦춰지거나 상업화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백을 흡수할 수 있는 주요 파운드리 기업으로 주목받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열린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2025년부터 8인치 GaN 화합물 전력반도체 파운드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AI 서버, 전기차 고속충전기 등 고부가가치 응용 분야 수요 증가와 기존 PMIC, 차량용 MCU,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전력·시스템 반도체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8인치 라인 활용과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인프라, 글로벌 대형 고객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인프라와 경험이 향후 GaN 사업 확대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프리미엄 시장 중심 공급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시스템 반도체 위탁 생산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고속충전기에 적용된 GaN 소자를 자사 제품 중심으로 연구·개발해 온 전력이 있으며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아직 본격 양산에 나서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GaN 위탁 생산처를 잃은 중소형 설계사들이 대체 파운드리를 찾게 되면서 삼성전자에 수요가 일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대응에는 기술적 제약이 따른다. GaN은 기존 Si 기반 공정과 호환성이 낮아 전용 에피택셜 성장 장비와 GaN-on-Si, GaN-on-SiC 웨이퍼 공급망을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안정적인 수율 확보까지 최소 2~3년의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TSMC가 중국 인노사이언스 등 저가 대량생산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철수를 결정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관측도 있다. 범용 전력반도체보다는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프리미엄 수요를 중심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크며, 대형 고객사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초기 투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대만 윈텍, 중국 APT 등 일부 중소형 파운드리가 한정적으로 GaN 공정을 운영하고 있고, 고수율 대량생산은 인노사이언스 등 소수 업체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글로벌 파운드리 가운데 초미세 공정과 대형 고객망을 동시에 갖춘 곳은 드물어,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유력한 대체 후보로 꼽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 철수로 공급자 축소와 시장 성장세가 동시에 진행되는 현시점은 삼성전자에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계획대로 GaN 파운드리를 가동하면 고부가가치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PMIC와 차량용 MCU 등 전력 제어 반도체 양산 경험, 글로벌 대형 고객망, 자금력은 초기 투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강점”이라며 “생산 기술 장벽이 높지만, 대응 속도를 높인다면 AI 반도체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전력반도체 영역까지 확장해 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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