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2025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강등이라는 쓰라린 현실을 마주했다. 이로써 내년 대회 출전 자격을 잃게 됐고, 대표팀을 이끄는 페르난도 모랄레스(43) 감독의 거취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남자 대표팀 사령탑인 이사나예 라미레스(41) 감독 역시 곧 중간평가를 받는다.
여자 대표팀은 이번 VNL에서 18위(1승 11패·승점 3)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6위보다 더 하락한 순위다. 강등보다 더 큰 문제는 국제 무대에서의 입지가 현격히 좁아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하위권 팀도 챌린저컵을 통해 VNL 재승격 기회를 노릴 수 있었지만, 해당 대회는 지난해 폐지됐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배구연맹(AVC) 주관의 네이션스컵, 아시아선수권 등 제한된 무대에서만 국제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사실상 ‘아시아 리그권’에 고립된 셈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김연경(37) 등 간판급 선수들의 은퇴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모랄레스 감독이 부임한 작년에는 태국과 프랑스를 꺾으며 2승(15위)을 거뒀지만, 올해는 유일한 승리조차 캐나다전에서 간신히 챙긴 수준이었다.
이에 대한배구협회는 다음 달 말 열리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모랄레스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협회는 지난해 3월 모랄레스 감독과 ‘2+1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까지는 계약이 보장되지만, 3년 차 계약 연장을 위해선 이번 VNL을 포함한 성과가 결정적 변수다. 모랄레스 감독은 오는 23일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단을 다시 소집해 다음 달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국제대회에 대비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제 경쟁력이 무너진 상황에서 뚜렷한 반전 카드가 없는 점은 부담이다.
남자 대표팀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라미레스 감독은 지난해 AVC 챌린지컵에서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브라질 전지훈련을 지휘했고, 대표팀은 다음 달 17일부터 중국 장쑤성 장자강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어 9월에는 필리핀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출전한다. 라미레스 감독의 재신임 여부는 이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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