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들 홍고통에 둥지…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 중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 홍성군 홍성읍 조양로 143번길.
길이 300m 남짓한 이 골목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홍고통'이라 불리는 곳으로, 한때 홍성의 대표 번화가였다.
이 명칭은 '홍성고등학교로 통하는 골목'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골목 초입에는 버스터미널이 있었고, 홍성고와도 인접해 등하굣길 학생들과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로 늘 북적거렸다.
병원, 여관, 식당, 책방, 오락실까지 줄줄이 늘어선 상권은 활력이 넘쳤다.
하지만 2000년 버스터미널이 이전하고, 2016년 홍성고등학교가 내포신도시로 옮겨가면서 이 골목은 빠르게 침체했다.
상점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간판만 덩그러니 남은 곳이 적지 않다.
그런 골목에 다시 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청년 창업가들이 빈 점포에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지역 쌀과 유기농 재료로 젤라토를 만드는 '젤라부', 반려동물 금속공예 제품을 만들어 파는 '온포인트릿', 수제 소시지 펍 '튜베어' 등 개성 있는 점포들이 속속 들어섰다.
대학로 수준의 소극장 공연을 선보이는 '나빌레라 소극장', 향기 제품을 개발·전시하는 '레이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가게 문을 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청년 창업 커뮤니티 '집단지성'(대표 김만이)을 중심으로 실전 교육과 협업을 이어가며 골목 전체의 분위기와 콘텐츠를 바꾸고 있다.
일부 매장은 대도시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과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외지 고객의 발길도 끌고 있다.
현재까지 골목에 정착한 청년 점포는 모두 7곳.
점포 수는 적지만 창업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청년들의 설명이다.
김만이 대표는 연합뉴스에 "올해 3곳의 청년 점포가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고, 매년 3∼4곳이 창업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군은 청년 창업자에게 점포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골목을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용록 홍성군수는 "청년들이 이끄는 골목의 변화는 지역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청년이 머무르고 돌아오는 홍성을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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