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버려지던 소변이 미래 건축의 핵심 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연구팀이 소변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바이오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이는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수 있어 환경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및 지속 가능성 분야 국제학술지인 'npj Materials Sustainability'에 게재됐다.
◆ 스스로 균열을 메우는 똑똑한 콘크리트
일반 콘크리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균열이 생기고, 이 틈으로 물이 스며들어 내부 철근을 부식시키면서 강도가 약해진다. 하지만 바이오콘크리트는 다르다. 바이오콘크리트는 미생물의 자가 치유 특성을 활용해 스스로 균열을 메운다.
2016년 초,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교 소속의 미생물학자 헹크 용커스(Henk Jonkers) 박사는 이미 이러한 자기 치유 콘크리트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콘크리트는 균열에 물이 들어가면 내부에 섞여 있던 칼슘 젖산 캡슐이 분해되고, 활성화된 박테리아가 칼슘 젖산을 먹어 석회석을 생성한다. 이 석회석이 팽창하며 균열을 메워 콘크리트를 복구하는 원리다. 이러한 바이오콘크리트는 유지보수가 어려운 건물이나 혹독한 환경에 노출된 건물에 적용될 경우, 건물 유지 보수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 소변, 친환경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바이오콘크리트의 재료로 인간의 소변을 선택했다. 연구팀은 소변에 박테리아를 포함한 분말과 모래를 섞어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가 소변 속 요소를 분해하고 칼슘을 첨가하면서 칼슘 결정이 성장한다. 이 칼슘 결정이 충전재 역할을 하며 바이오콘크리트가 형성된다.
연구팀이 산업용 요소를 사용해 바이오콘크리트를 제조한 결과, 무려 50메가파스칼(MPa)이 넘는 압축 강도를 달성했다. 이는 기존 바이오콘크리트의 강도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연구팀은 "30~40메가파스칼이면 2~3층 건물을 건설하는 데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인간의 소변을 모방한 인공 소변으로는 20MPa, 실제 소변으로는 5MPa까지 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박테리아의 활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변을 활용한 바이오콘크리트에는 여러 장점이 있다. 콘크리트 생산 시 소성 온도를 낮출 수 있고, 소변 자체에 물이 포함되어 있어 추가적인 물이 필요 없다는 점이 큰 이점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바이오콘크리트의 새로운 소재로서 소변 활용의 가능성을 더욱 넓히기 위해 동결 융해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공항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배출되는 소변을 분리 및 처리하여 바이오콘크리트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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