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의무화…실효성 ‘갑론을박’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업계 의견을 반영한 보완안을 발표했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 서비스 기업 큐로드는 해외 게임사를 위한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시행에 대응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15일 밝혔다.

큐로드는 지난 10여 년간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축적한 이용자 커뮤니케이션 경험과 운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문 대응팀을 꾸리고 법무법인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대리인 수탁 서비스, 이용자 대응 창구 운영, 정부 및 유관기관 대응, 법률 리스크 컨설팅 등을 통합 제공할 계획이다.

큐로드 길호웅 대표는 “자사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축적된 고객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법과 이용자 이해를 함께 아우르고 있다”며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 게임사 대리인 지정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가 국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용자 보호를 위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해당 제도에 따라 해외 게임사는 이용자 신고 대응, 게임물 표시 의무 이행 등 책임을 지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게임 기업 관계자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체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지난 4월 발표한 기존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업계 지적을 반영해 일부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전년도 매출 1조원 이상 ▲직전 3개월간 월평균 국내 이용자 10만명 이상 ▲문체부 장관이 이용자 피해 가능성을 인정한 경우가 지정 대상이었지만, 개정안에서는 이 중 월평균 이용자 수 기준 ‘전년도 기준 국내 신규 설치 수 일평균 1000건 이상’으로 조정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해외 게임사 대리인 지정 제도는 국내 게임 유통 질서 확립과 이용자 보호, 역차별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정 대상 기업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사는 막대한 자본력으로 과태료를 감수하고도 의무를 회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제도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실제로는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 간 형평성을 개선하기엔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인철 의원실 관계자도 “게임 규제는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며 “과도한 규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국내 게임사에도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문체부에 좀 더 세밀하고 유연한 기준 마련을 지속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허들)이 높다는 지적은 있지만 최소한의 규제 장치는 필요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 게임사 대리인 지정 제도는 오는 10월 23일부터 시행되며, 문체부는 오는 8월 18일까지 관련 의견을 접수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