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20일까지 호반의도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50개국 3000명의 선수단이 출전한 ‘2025 춘천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아시아태권도연맹(이하 ATU)회장 선거에 대한 장외 경쟁이 치열하다.
아시아 각 국의 태권도단체 임원들이 사전 입국까지 열 흘 가까이 장기 체류하는데다 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ATU 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후버들 입장에선 1석2조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치열한 득표전이전개되고 있다
김상진 對 양진방 후보간 선거의 양상은 줄곧 박빙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초반에는 양진방 후보가 지명도에 힘입어 선전하는 듯 했지만 선거가 임박 할 수록 그간 쌓아 온 김상진 후보의 실질적인 ATU 기여도가 알려지면서 김 후보의 우세론에 힘이 실렸다는 이유에서다.
ATU의 미래 비전과 정책 제언이 빠진 선거란 지적도 김상진 후보에겐 유리한 국면이란 평가다. 최근 김 후보가 발표한 ‘ATU 비전 프로젝트’가 설득력을 얻어 상대적 우위를 점하는데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언론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요 스포츠 전문 매체 등은 "전반적인 선거 판세는 김상진 후보가 10여표차 이상 우세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또 복수 이상의 태권도 전문 매체들도 “박빙 속 김상진 후보 약진‘ 식의 보도를 내놓고 있다.
반면 선거가 다가올수록 양 측은 서로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김상진 對 양진방 후보간의 막판 득표 운동이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예측불허의 접전이 펼치지면서 긴장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가 종반으로 흘러가면서 밴드웨건 효과에 의한 대세론이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판세를 뒤집는 역전 드라마가 연출될지 함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판세는 ATU 회장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바램과 연맹에 대한 기대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가름할 공산이 크다.
먼저 대의원들은 ATU 위상을 AFC(아시아축구연맹) 수준으로 올려줄수 있는 후보를 원하고 있다. 태권도에 대한 전문지식과 국제경험이 우수한 관리형 행정가이냐 아니면 아시아를 권역별로 나누고 다시 이를 거쳐 명실상부한 아시아대륙을 아우르는 능력, 이른바 재력과 조직력을 구비한 실천력을 가졌느냐의 문제다.
단순히 ATU 회장의 위치는 아시아 각국의 태권도협회장과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중간 역할의 존재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자연스럽게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실천적인 수장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제화 기조다. 비즈니스 세계와 같이 태권도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각국의 태권도협회를 통해 태권도 저변확대와 기술보급과 측면에서 일선 태권도장까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태권도는 이미 국제화가 성숙단계에 진입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선출되는 회장은 태권도라는 제품을 특정 지역시장에 적응시키는 과정, 로컬라이제이션을 누가 잘할수 있느냐에 성패가 딜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내셔널라이제이션이 여러 다양한 국가의 수많은 고객이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라면, 로컬라이제이션은 그 제품을 가져와 하나의 특정 시장에 특화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마치 인도 맥도날드가 대다수 인구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미트 프리(육류 없는) 매장을 열것과 같은 이치다. 자사의 글로벌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장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맞춤화했는데 이것이 바로 로컬라이제이션의 좋은 사례중 하나다.
셋째는 자금유치에 대한 실행력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구상을 갖고 있어도 이를 실행하는데는 자금력과 자금 유치능력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아시아 각국의 태권도협회를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 종주국의 위상 유지는 각국의 태권도협회가 잘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누가 ATU 회장이 되어야 하는지는 대의원과 각국의 태권도협회장들이 전적으로 판단할 몫이다. 전임 이규석 ATU 회장이 장기간에 걸쳐 아시아 각국에 태권도의 보급과 기술지원을 통해 입지를 잘 구축했다. 이제새로 선출되는 신임 회장은 그 뿌리가 완전히 정착되어 꽃을 피워야된다.
여시구진 (與時俱進)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나아가되 유연한 자세로 창조적으로 시대 변화에 알맞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김상진 회장이 '대세론'으로 승리를 거둘지, 아니면 양진방 회장이 역전드라마를 연출할지는 투표당일 대의원들이 그 어느때보다 현명하게 판단하길 기대해 본다.
이상기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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