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크래프톤이 인수한 미국 게임사 언노운월즈의 창립 멤버들을 전격 해임한 뒤, 이들이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소송에 나서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도 크래프톤의 결정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유출된 내부 문건까지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해임된 창립자들, "우린 부당하게 쫓겨났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언노운월즈의 창립 멤버들이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전 CEO 찰리 클리블랜드는 16일(현지시간) 레딧을 통해 자신과 공동 창업자 테드 길, 맥스 맥과이어가 크래프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얼리 액세스 출시 준비가 끝났지만, 결정권은 더 이상 우리에게 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5억 달러를 들여 언노운월즈를 인수했으며, 이후 ‘서브노티카 2’ 개발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달 초 창립 멤버들을 전격 해임하고, 게임의 얼리 액세스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다.
크래프톤 "게임 뒷전, 개인 프로젝트 몰두한 전 CEO"
크래프톤은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반박 입장을 냈다. 전 경영진이 개발에 전념하지 않았고, 게임 출시 일정이 심각하게 지연됐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클리블랜드 전 CEO가 영화 프로젝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팬들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회사는 또 언노운월즈 인수 당시 지급한 5억 달러 외에 최대 2.5억 달러의 성과 보상금 중 90%를 전직 임원에게 배분했다고 밝히며, "이런 조건에도 약속된 개발 목표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 가열…내부 문건 유출까지
이번 사태를 두고 커뮤니티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창립 멤버의 강제 퇴진에 분노해 "크래프톤 보이콧"을 외치는 팬이 있는 반면, 유출된 내부 문건을 보고 크래프톤의 해명이 납득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크래프톤 측은 해당 문건의 진위를 인정하며 "현재 남은 인력들과 함께 ‘서브노티카 2’ 개발을 계속 진행할 것이며, 내부 직원들에게는 공정한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래프톤은 전날 공시를 통해 "언노운월즈 전 대표의 소송에 대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아직 공식 소장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법적 공방은 향후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흔들리는 오너십…ESG 경영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발진 교체 논란을 넘어, 크래프톤의 오너 리더십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철학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되묻게 한다. 수천억 원대의 인수합병(M&A) 이후 개발 지연 문제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일선 경영진뿐 아니라, 지배구조 최상단의 오너에게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게임 팬덤과 개발 생태계에 미치는 사회적 파장을 감안할 때, 크래프톤이 강조해온 ‘지속가능한 책임 경영’이 진정성을 갖고 작동하고 있는지 회의적 시선도 커지고 있다. 오너 중심 경영 체제에서 벌어진 이번 해임 사태가 거버넌스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STN뉴스=류승우 기자 invguest@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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