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시장 개방 의향…반도체 고율 관세 곧 부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한국이 시장 개방에 응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56개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23개국과는 조만간 합의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시장 개방에 응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될지 곧 알려주겠다”며 한국과의 협상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절대 시장을 개방하려 하지 않는다”며 8월 1일부터 일본에 대해 상호관세율 25%를 적용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무역 협상의 핵심은 ‘시장 개방’이라고 강조하며 이날 발표한 인도네시아 사례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이번 협정을 계기로 자국 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며 “비슷한 일이 인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 한국, 일본, 브라질,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25개 경제주체(24개국+EU)에 ‘상호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보내고, 8월 1일부터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아직 서한을 보내지 않은 무역 상대국들에 대해서도 “모든 국가에 동일한 관세를 설정할 예정이며, 아마 10%를 조금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의약품 관세는 이달 말부터 낮은 세율로 시작해, 기업들이 1년 정도 제조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뒤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거의 200%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나 세율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세 부과는 복잡하지 않다”고 했다.

이밖에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러시아뿐 아니라 그 무역 상대국들에 대해서도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이 문제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무기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한 무기는 이미 선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을 거듭 비판하며 “그 사람은 정말 별로다. 마치 말이 안 통하는 의자와 이야기하는 기분”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 대해서는 “그가 1순위는 아니지만 재무장관으로서의 업무는 마음에 든다”고 언급했다.

이란과의 핵협상에 대해서는 “이미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새 관세가 적용될 것이며, 우리는 제조업을 되찾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미국은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무역 합의를 도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