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패배] 3-2-5 아닌 5-0-5…“우리가 더 잘했다” 홍명보 자화자찬 말도 안 되는 이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한일전 패배] 3-2-5 아닌 5-0-5…“우리가 더 잘했다” 홍명보 자화자찬 말도 안 되는 이유

풋볼리스트 2025-07-16 06:40:00 신고

3줄요약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용인] 김희준 기자= “우리 선수들이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가진 장점을 잘 발휘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일전 패배 이후 경기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실제 경기 운영이나 전술 이행에 있어 한국이 일본보다 나았던 순간은 이번 경기에서 없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러 일본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한일전 최초 3연패라는 굴욕과 함께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이날 한국은 3-4-3 전형으로 나섰다. 나상호, 주민규, 이동경이 스리톱으로 출격했고 서민우와 김진규가 중원에, 이태석과 김문환이 윙백에 위치했다. 김주성, 박진섭, 박승욱이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중국전, 홍콩전에 이어 일본과 경기에서도 스리백 실험을 이어갔다.

기본 전형은 3-4-3이지만 공격 상황에서는 3-2-5 내지 3-2-4-1 전형으로 변화를 줬다. 양 쪽 윙백이 높게 올라서 공격을 함께했다. 홍 감독은 4-2-3-1 전형을 사용할 때도 공격 상황에서는 변칙 스리백을 활용해 3-2-5 전형을 만드는 걸 즐겼다. 즉 이번 스리백 활용은 향후 해외파 핵심들이 모두 소집된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홍명보호에서 크게 어색한 전술은 아니었다.

김문환(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소마 유키(일본). 서형권 기자
김문환(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소마 유키(일본). 서형권 기자

하지만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는 홍 감독이 원하는 스리백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3-2-5를 표방했지만 이날 전반에는 5-0-5에 가까운 상황이 자주 나왔다. 중원에 위치한 서민우와 김진규가 원활하지 못했던 후방 빌드업을 돕기 위해 아래로 내려오고, 공격진과 윙백은 기존대로 높게 올라선 결과였다.

만약 명확한 경기 계획이 있었다면 설령 중원을 비우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한일전처럼 토너먼트, 특히 결승전 성격이 강한 경기에서는 공격 상황에서 중원을 과감히 생략하는 전술이 연출되곤 한다. 당장 하루 전 열렸던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첼시는 파리생제르맹의 강한 전방압박을 파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원을 거의 거치지 않는 롱패스를 활용해 3-0 대승과 함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당연히 첼시는 훨씬 조직적인 대형을 갖춰 공격 시에도 언제나 중원에 선수가 충분했다. 접근법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뜻이다.

전반에 한국이 일본을 괴롭혔던 몇 안 되는 장면은 중원 생략의 효용을 말해준다. 전반 7분 이태석이 일본의 수비 재정비가 되기 전 뒷공간을 향해 찔러준 패스로 나상호가 골대를 맞고 나오는 슈팅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일본의 왼쪽 윙백 소마 유키가 높게 올라선 뒷공간을 이동경이나 김문환이 파고 들고, 그곳으로 롱패스가 향했을 때 한국은 일본을 위협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한국의 전술은 중원을 생략하는 전술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전반 대부분 공격에서 홍 감독은 중앙으로 공을 투입하지 못해 ‘U자 빌드업’을 반복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일본은 강한 전방압박과 함께 공수 간격을 적절히 조절해 한국의 허리를 완전히 끊어놓았다. 일본의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로 한국의 공격진이 내려오거나 미드필더진이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김진규 홀로 고립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김진규(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김진규(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반대로 일본은 한국이 수비 진형을 온전히 갖췄을 때도 한국의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에 무조건 2명을 배치해 중원 장악력을 잃지 않았다. 한국이 전방압박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이 공을 지켜내는 것도 비교적 수월했다. 똑같이 공격 작업에서 세밀함이 아쉬웠더라도 이날 경기 계획을 더 잘 세우고 이행했던 쪽은 일본이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계속했다. 한국이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고 보다 압박을 잘 가져간 덕도 분명 있다. 하지만 후반전 일본은 의도적으로 수비 위주 경기를 구사하며 전방압박 강도를 낮추고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내렸다. 서민우와 김진규가 후반에 살아난 건 우연이 아니다.

홍 감독 말대로 이날 일본은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이 일본보다 더 잘했다는 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일본은 한국을 위협하는 장면이 몇 없었지만 그 장면들 중 하나로 결과를 만들어냈다. 반면 한국은 후반에 일본을 몰아쳤음에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경기 계획을 더 잘 수행한 건 일본이었고, 한국은 일본의 경기 운영에 따라 경기력이 바뀌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