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시절 가계 빚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내놨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대환) 서비스가 지난 6월 27일 시행된 대출 규제로 인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7일 시행된 이 규제에 대환 가능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억 원으로 제한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진행하려는 이들은 대부분 1억을 초과하는 이들이라 이 서비스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 우리, 하나, KB국민, 신한 등 5대 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은 6월 27일 규제가 시행된 이후 타행에서 받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1억 원이 넘는 차주들의 대환이 불가능하게끔 전산 시스템을 고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수요자들, 대부분 대출 잔금 1억 초과... '유명무실'
규제에서는 소유권 이전 3개월이 지난 주택에 실행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대환 시 생활안정자금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이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대출 최대한도는 1억 원이다.
같은 은행 안에서 다른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대환은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만기 30년 조건으로만 계약이 가능하다. 따라서 만기 35년~40년, 길게는 50년을 이용하는 차주는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11월 금융위원회 측은 차주들이 저금리 상품으로 언제든 대출 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했다.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6월 27일 규제 시행 후 갈아타기에 대한 1억 원 한도가 적용되며 실수요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13일 NH농협은행 측은 타행에서 넘어오는 대면 및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대환 취급을 한시적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대면 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 취급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비대면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비대면 주담대 취급을 재개할 예정이며 신한은행은 16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다시 받기로 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6월 27일의 규제 이후에도 가계 대출 조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감원 측은 오는 16일까지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 올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적은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에도 불구하고 대출 규제 이전에 신청된 주담대로 인해 가계대출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 측은 가계대출이 오는 8월~9월까지 우상향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계자는 "대출을 갈아타는 것은 신규 대출을 받는 개념이라서 6·27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가계 대출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라고 전했다.
지난 6월 27일 발표된 6·27 대출 규제에는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 원 제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주담대 대출 이후 6개월 내 전입신고' 등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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