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도마는 플라스틱 도마보다 칼날에 무리가 덜하고, 미세한 피톤치드 성분 덕분에 항균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인기가 많다.
실제로 베테랑 요리사나 집밥 고수들이 즐겨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무의 부드러운 촉감은 칼질할 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여름철만큼은 예외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나무 사이사이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수분이 곰팡이와 세균의 서식처로 바뀐다.
김치, 고기, 생선처럼 색이나 냄새가 강한 식재료를 다듬은 뒤 제대로 씻지 않고 방치하면 그 틈에서 유해균이 급속히 번식한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나무 도마를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쓰기 위한 올바른 관리법을 살펴본다.
나무 도마의 기본 세척법
나무 도마는 식재료가 닿는 만큼 매번 사용 직후 바로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연마제가 들어있지 않은 부드러운 수세미를 사용해 흐르는 찬물로 헹구는 것이다.
이때 뜨거운 물은 금물이다. 열에 약한 나무 특성상 수축이나 팽창으로 인해 금이 가거나 휘어질 수 있다.
세척 후에는 마른 행주로 물기를 즉시 닦아줘야 한다. 특히 도마 단면처럼 나뭇결이 수직으로 노출된 부분은 수분이 더 쉽게 스며들기 때문에 더욱 꼼꼼히 닦는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는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세워 말리는 것이 가장 좋다. 수납장이 좁다면 싱크대 옆면이나 틈새 공간에 후크를 설치해 걸어두는 방법도 유용하다. 거치대 없이도 공기 순환이 잘돼 곰팡이 걱정을 줄일 수 있다.
기름기 많은 재료를 썼다면 소금으로 문지르기
고기나 생선을 손질한 도마는 물로만 헹궈서는 충분하지 않다. 도마 표면에 기름기와 잔여물이 남기 쉬워 위생상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굵은소금을 도마에 뿌린 뒤 수세미로 문질러주는 방식으로 세척한다. 찌꺼기를 털어낸다는 기분으로 닦으면 깔끔하게 정리된다.
여전히 뜨거운 물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뜨거운 물은 나무 재질로 만들어진 도마의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주방세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나무 도마는 오일 마감 처리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세제를 자주 사용하면 이 마감이 벗겨져 표면이 거칠어지고 오히려 세균이 더 잘 스며들 수 있다.
세균 걱정될 땐 구연산이나 식초로 살균하기
아무리 매번 깨끗이 닦아도 여름철처럼 습도가 높고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세균 번식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럴 때는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살균 세척을 해볼 수 있다. 구연산을 사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물 200ml에 구연산 1큰술을 넣어 녹인 뒤, 분무기에 담아 도마 전체에 골고루 뿌린다. 수세미로 문지른 다음 깨끗한 물로 헹구고, 앞서 말한 방식대로 물기를 완전히 닦은 뒤 건조하면 된다.
구연산이 없다면 식초를 써도 무방하다. 식초와 물을 1:1 비율로 섞은 뒤 같은 방법으로 사용하면 된다.
레몬을 사용할 때는 즙을 짠 뒤 남은 껍질로 도마 표면을 문질러주면 향과 살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천연 재료를 활용한 살균 방법은 부담 없이 자주 실천할 수 있어 특히 여름철에 유용하다.
나무 도마는 관리만 잘하면 오래 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사용 직후 바로 세척하고, 물기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날씨가 습한 여름철일수록 철저한 건조와 주기적인 살균이 위생 관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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