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라민 야말이 생일파티에서 왜소증 공연자들을 부른 게 사회적 논란으로 격화됐다.
야말은 2007년생임에도 이미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판단력을 바탕으로 유려한 드리블과 예상치 못한 패스를 통해 기회를 창출해낸다. 기존에는 골 결정력이 단점으로 꼽혔지만 최근 슈팅 정확도가 높아진 데다 큰 경기마다 중요한 활약을 해주기 때문에 전성기에 접어들면 완벽에 가까운 공격수가 될 거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올해 7월 말과 8월 초에는 바르셀로나와 함께 한국에 방문해 한국 축구팬들에게 얼굴을 비출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18세 생일파티에서 왜소증 공연자들을 불러 구설수에 올랐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야말은 지난 13일 18세가 됐고, 그 다음날인 14일 비공개 축하 파티로 자신의 생일을 기념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50km 떨어진 올리베야에서 열린 파티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알레한드로 발데, 가비 등 바르셀로나 동료들은 물론 뮤지션,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직군이 초청됐다.
이 중 왜소증 공연자들도 있었다. 비공개 파티였지만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의 생일파티인 만큼 현지 언론도 행사장 입구에 모여있었는데, 그들이 왜소증 공연자 4명이 야말의 파티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스페인의 아콘드로플라시아(연골무형성증) 및 기타 골격이형성 장애인 협회(ADEE)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야말이 왜소증 공연자를 부른 것은 현행 법률뿐 아니라 평등과 존중을 추구하는 사회의 근본적인 윤리 가치를 침해하는 일”이라며 야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페인 사회권부 장애인 권리 담당 국장 제수스 마르틴 블랑코는 스페인 매체 ‘EFE’와 인터뷰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야말의 파티에서 왜소증 공연자를 부른 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라며 “우리는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법망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우려된다. 법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권력을 가리지 않는다”라며 야말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말하는 법은 스페인의 ‘장애인 권리에 관한 일반법’이다. 해당 법령에는 “장애인이나 기타 상황이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방식으로 대중의 조롱, 조소, 놀림거리를 유발하는 공연이나 레크리에이션은 금지된다”라고 명시돼있다.
다만 실제로 야말의 생일파티에 간 왜소증 공연자는 자신들이 전혀 권리를 침해받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런 논란을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없애는 거라 주장했다. 익명의 왜소증 공연자는 카탈루냐 라디오 ‘RAC1’을 통해 “우리는 우리를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할 뿐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계약이 있고, 평범한 사람이자 자영업자로 모든 걸 합법적으로 한다. 이 일이 왜 시끄러워졌는지 모르겠다”라며 “우리가 원해서 한 일이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티스트가 되는 걸 좋아하고 오랫동안 이 일에 헌신해왔다”라며 자신이 선택한 일임에도 지금껏 주변 잡음을 많이 겪어왔음을 토로했다.
또한 “ADEE의 그 누구도 우리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의 일을 망치고 있고,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지금껏 우리 공연에 무례함을 내비치면 즉시 공연을 끝냈다. 지금까지는 그런 존중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라며 ADEE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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