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6·3 조기대선 참패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전당대회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져 있다. 대선 패배 책임론과 인적쇄신 방향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가며 권력투쟁 양상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국힘 선관위 첫 회의서 "전대 8월 하순까지 치를 것...2차회의서 확정 "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첫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를 8월 중하순 또는 하순까지 치르겠다는 원칙을 정했지만, 구체적인 일정 확정은 다음 회의로 넘겼다. 정점식 사무총장은 "전당대회 시기를 2차 회의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도부 공백 상황이 길어지며 당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반성과 사과'를 골자로 한 3차 혁신안을 둘러싸고 당내는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외 의견을 더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고, 혁신위의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은 "인적 청산은 3년 뒤 총선에 넘겨야 한다"며 정면 반박했다. 그는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을 문제 삼는 데 대해서도 "단일화를 안 하는 것이야말로 배임"이라며 맞섰다.
TK, PK 의원들 사이에서" '쌍권' 탈당 없이 당 회복 불가능" 공감대 확산
그러나 최근 당 안팎에서는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포진한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쌍권(권영세·권성동) 중 누구도 내보내지 않으면 당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친윤계 내부에서도 '쌍탈파'(쌍권 탈당 찬성파)가 조용히 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쌍탈파는 공개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전대 구도에서 쌍권을 일종의 '제물'로 삼아 자신들의 정치 생명은 연장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후보에게 지지를 실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의 선택에 따라 당권 레이스 판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전했다.
조경태·안철수·양향자·장성민 출마 공식화에 김문수·한동훈·나경원 등도 출마 저울질
이미 당권 주자들의 행보는 본격화되고 있다. 조경태·안철수 의원과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데 이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며 지지기반 확보에 나섰다.
김문수 전 장관은 최근 청년 간담회에 이어 대구 지역 언론 간담회, 서문시장 방문, 지방 살리기 특강 등으로 보수 지지층과 지역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장동혁 의원 역시 우파 청년 토론회에 참석하며 강성 당원층과 옛 친윤계의 지지를 노리고 있다. 나경원 의원도 최근 특검 수사와 관련한 규탄대회에 앞장서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그간 현안에 침묵해왔으나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메시지를 내고 있다. 14일에는 권영세 의원을 겨냥해 "권 의원 작전이 성공해 내란혐의 수사를 받는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후보로 만들었더라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처럼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혁신안과 쌍권 책임론, 친윤의 분화 조짐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단순한 당대표 선출을 넘어 당의 운명을 가를 '정치재편의 장'이 되고 있다. 다만 가뜩이나 수적 열세에 있는 야당으로서 분열의 골이 깊어질수록 당의 회복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 안팎에서는 "더 늦기 전에 지도력을 복원할 해법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