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전략 '속도' 몰린다…"퍼플렉시티 인수·최고경영진 교체 요구도"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가 약 15% 하락한 데다, AI 기능 출시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애플이 그간 고수해온 보수적 외부 인수 회피 전략 대신 시장에서 검증된 AI 기업을 인수하거나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등 대담한 경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최근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현재 기업가치가 약 140억 달러에 달하는 유망 AI 검색 엔진으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내부에서 M&A 대상자로 활발히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애플의 최대 규모 인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애플의 최대 인수는 2014년 이뤄진 비츠(Beats) 인수(약 30억 달러)에 머물러 있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퍼플렉시티 인수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AI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 기회에 비하면 300억 달러 지불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자체 AI 엔진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난해 공개했지만 핵심 기능인 음성 비서 시리(Siri)에 대한 개선 작업은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으며, 경쟁사들이 AI 사업 분야에서 연일 긍정적 성과를 발표하는 상황과 비교됨에 따라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애플에 기존 경영 방식 탈피, 대형 M&A 추진, AI 전문 인재 영입, 경영진 교체 등 근본적 쇄신까지 요구 중이다.

시장에서는 팀 쿡 CEO를 포함한 경영진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라이트셰드 파트너스는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쿡 교체까지 포함된 경영진 교체가 지금 애플에 필요한 바로 그것"이라며, AI 전략 실패는 "회사의 장기 성장 방향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터타워 리서치의 폴 믹스 수석 애널리스트도 같은 맥락에서 "애플이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려면 대규모 인수가 필요하다"며 "애플 혼자 힘만으로 AI를 해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메타는 이미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메타는 초지능 연구소 설립, 데이터센터 건립, AI 인재 영입 등에 나서고 있으며 최고 연봉 2억 달러 수준의 패키지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풍부한 현금(2025년 3월 말 기준 약 1,330억 달러 보유)에도 불구하고 AI가 다시 투자자의 의구심을 해소할 전략적 수단으로 떠오른 상태다.

즉 자본력 대비 AI 실행 전략에서 차별화와 강도 면에서 미진하다는 평가가 투자자에게 비춰지고 있다.

한편 애플이 인수 후보로 퍼플렉시티를 검토하는 것은, 구글과의 파트너십 흔들림에 대비하기 위한 전술적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애플은 구글을 지난해부터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으로 유지하며 주요 수익을 누려왔지만 미 규제기관의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 이 협정이 타격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애플 입장에서는 AI 전략의 자립성과 외부 충격 대비 체계 마련 필요성이 상당한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애플이 단순히 보유 현금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AI 분야에서 속도와 실천 전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투자자의 신뢰 회복은 요원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퍼플렉시티 인수가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중요한 것은 투자자·시장에 '변화 의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