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지방 악성 미분양 매입 3500건 중 700건만 심의 통과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 악성(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3000가구 매입키로 했지만 실제론 목표치의 20% 수준인 700여가구 매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매입 가격 협상에서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출처: 국토교통부

15일 국토교통부와 LH가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4월말까지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에 대해 매입 신청을 받은 결과 58건, 3536가구가 접수됐는데 이중 6월말 매입심의를 통과한 건수는 12건, 733가구에 그쳤다.

LH는 2월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의 후속으로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3000가구 가량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매입 심의를 넘어선 가구는 매입 신청을 한 가구 수의 20.7%에 그쳤다. LH는 매입 심의를 통과한 가구를 중심으로 이달 가격 검증, 8월 하자 점검을 거쳐 매매 계약 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LH는 감정가격의 83%를 기준으로 미분양 기간 등에 따라 단지별로 차등해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사실상 분양가의 60~70% 수준이라 가격 검증 과정에서 실제 LH가 매입할 수 있는 주택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H 관계자는 “매입한 주택은 6년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공급될 예정이라 임대와 분양을 모두 고려해 주택 수요를 분석한 결과 수요가 높지 않은 주택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입 신청시 건설사들에게 매도 희망가격을 제시하라고 했는제 감정가보다 비싸게 팔겠다는 업체들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LH의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목표치인 3000가구도 현재의 악성 미분양 주택과 비교하면 약 13%에 불과한데 실제 매입 주택 수는 이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H의 지자체별 악성 미분양 매입 진행 상황(출처: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수는 5월 2만 2397가구로 2011년 10월(2만 3203가구) 이후 13년 7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8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다.

LH가 목표치(3000가구)에 미달한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것으로 보이면서 추가 모집이 이뤄질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LH의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제시됐는데 현재 이재명 정부에선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정책 방향에 대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한편 기업구조조정(CR)리츠를 통한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매입은 그나마 순조로운 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5건의 CR리츠가 1918가구를 매입하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이중 대구 수성수의 미분양 주택 288가구를 매입하는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2호는 4월 21일 등록이 완료됐다. 전남 광양(275가구), 경북 경주(163가구), 경남 양산(265가구), 대구 달서구(990가구)의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제이비제1호, 제이비유보라제1호,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3호, 제이비와이대구상인 리츠 등이 등록 심사가 진행 중이거나 서류 작업을 보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나머지 CR리츠들은 모두 7~8월 내 등록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도 등록 신청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