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의 투자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과 고금리 여건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설비·연구개발(R&D)를 중심으로 투자를 재개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중견기업 투자 전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의 37.2%가 하반기 투자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25%)대비 12.2%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2025년 5월 26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중견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투자 유형별로는 국내 설비 투자(69.5%)가 가장 많았고, 국내 R&D(40.3%), 해외 투자(17.4%) 등이 뒤를 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기존 설비 개‧보수 3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R&D(20.5%), 공장 신‧증설(18.8%), 친환경·ESG(6.7%), M&A(6%), 디지털 전환(5.1%) 순이었다.
하반기 투자를 계획 중인 기업 가운데 79.9%는 상반기 대비 투자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중 투자 규모 확대(39.3%)와 유지(40.6%)가 주를 이뤘으며, 축소는 20.1%에 불과했다. 투자 확대 이유로는 △신사업 진출 강화(29%) △주력사업 확장(24.8%) △노후설비 개선(22.2%) △해외시장 진출 확대(13.7%) 등이 꼽혔다.
투자 재원을 묻는 질문에는 내부자금 활용(49.6%)이 가장 많았고, 이어 금융권 차입(39.6%), 주식·회사채 발행(5.8%), 정책 금융 활용(5.0%) 등이 뒤따랐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로는 R&D·설비 투자 세제지원 확대(37.1%), 물가 안정 및 내수 활성화(22%), 금리 인하(17.9%) 등이 다수 응답됐다. 반면 투자 축소를 고려하는 기업은 내수 부진(35%), 경기 악화 우려(31.7%), 생산비용 증가(11.7%), 고금리·자금 조달 애로(10%) 등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하반기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도 62.8%에 달했다. 이들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38%)'과 '투자가 불필요한 업종(25.5%)', '경영 실적 악화(19.3%)' 등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의 투자 의지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내수 회복과 정국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설비·R&D 투자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해소와 정책금융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중견기업의 투자 확대를 견인할 실효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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