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열대야가 시작되면 창문 여는 일이 망설여진다. 모기 한 마리 때문에 잠을 설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에프킬라나 홈매트를 찾게 된다. 하지만 매일 밤 쓰는 리퀴드, 전자향, 스프레이 속에는 휘발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피레스로이드, DEET, 푸탈린계 용매제는 곤충의 신경을 마비시키지만,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 신경 전달을 방해하고 폐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반복 노출될 경우 체내에 쌓이면서 두통, 기침, 어지럼증,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생긴다.
아이와 노인은 더 위험하다. 질병관리청이 2022년 발표한 ‘생활화학제품 노출 응급실 사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충제에 의한 중독 사례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41.3%로 가장 높았다. 신경계와 호흡기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살충제 피해를 더 크게 입는다. 그렇다고 무방비로 지낼 수는 없다. 화학약품 없이도 모기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실제로 따라할 수 있고 효과가 입증된 다섯 가지 방법을 정리했다.
1. 토마토 잎만 잘 써도 모기 접근을 막을 수 있다
토마토와 모기는 상극이라고 한다. 특히 토마토 잎과 줄기에는 ‘토마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곤충의 후각을 혼란시켜 사람의 체온이나 냄새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덜 익은 토마토일수록 토마틴 함량이 높다. 잎과 줄기를 깨끗이 씻은 뒤 그늘에서 바짝 말린다. 향을 더 강하게 만들려면 냉동실에 하루 넣었다가 꺼내 다시 말린다. 완전히 마른 잎은 망사 주머니나 헌 천망에 담아 창문, 침실 문 위, 베란다 등에 걸어둔다. 일주일에 한 번 새로 교체하면 된다.
2. 하수구 정리만 잘해도 실내 모기가 줄어든다
실내에서 나타나는 모기의 90%는 외부가 아니라 하수구에서 나온다. 부엌 싱크대, 화장실 배수구, 세탁실 배관은 항상 축축하고 따뜻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모기가 알을 낳고 일주일 안에 성충으로 자란다.
베이킹소다 한 컵을 하수구 안쪽까지 밀어 넣는다. 10분 뒤 식초 반 컵을 천천히 부어 거품을 만든다. 거품이 올라오면 100도에 가까운 끓는 물을 붓는다. 마지막으로 굵은 소금 한 줌을 뿌리고 배수구 마개를 닫는다.
이 과정을 밤에 하고 다음 날 아침 찬물로 헹군다. 화분 받침대, 에어컨 물받이, 냉장고 배수 구멍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한다. 물 고임을 막는 것만으로도 모기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 양파·마늘 껍질은 같이 써야 효과가 크다
양파와 마늘 껍질에는 황화합물과 알리신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사람에게는 거의 냄새가 없지만, 모기에게는 강한 자극이다. 두 가지를 함께 써야 효과가 크다.
양파 껍질 두 줌, 마늘 껍질 한 줌을 준비해 깨끗이 씻은 뒤 바짝 말린다. 젖은 상태로 쓰면 금방 썩는다. 말린 껍질은 통풍이 잘 되는 망사 주머니나 헌 스타킹에 넣는다. 창문, 현관, 침실 문 위에 걸어둔다. 냉동실에 하루 넣었다가 말리면 유효 성분이 더 강해진다. 일주일에 한 번씩 교체한다.
4. 설탕과 비누로 모기를 직접 잡을 수 있다
모기는 이산화탄소와 단맛에 민감하다. 이 특성을 이용해 유인용 물그릇을 만들 수 있다. 미지근한 물 한 컵에 설탕 두 숟가락을 넣어 완전히 녹인다. 여기에 중성세제 몇 방울을 떨어뜨려 숟가락으로 살살 저어 거품을 만든다.
이 용액을 넓은 접시에 담아 침실, 화장실, 부엌 구석에 놓는다. 밤에는 작은 전등 옆에 두면 효과가 더 크다. 모기가 표면에 앉는 순간 비누 성분이 호흡기를 막아 빠져나오지 못한다. 3일에 한 번 위치를 바꾸고, 일주일에 한 번 용액과 그릇을 새로 교체한다. 죽은 모기가 쌓이면 악취가 나기 때문에 청소가 중요하다.
5. 바질과 로즈마리는 함께 두는 게 좋다
바질에는 유제놀, 시트로넬롤 성분이 있다. 로즈마리에는 리모넨, 캄핀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이 모기의 후각을 교란시켜 사람의 체온이나 냄새를 감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화분은 창틀, 침실 창가, 베란다에 둔다. 매일 아침 물을 주고 잎을 살짝 비비면 향이 퍼진다. 잘 때는 잎을 베개 밑에 넣어두면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한 달에 한 번 윗부분을 잘라주면 향이 더 진해진다. 겨울에는 실내 햇볕 드는 곳에 두면 된다. 1년 내내 키울 수 있고 요리에도 쓸 수 있다.
한편, 가려움이 심하다면 비누거품을 물린 부위에 가볍게 바른다. 히스타민 반응이 중화돼 증상이 줄어든다. 30초 후 찬물로 씻으면 된다. 또 하나의 방법은 45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데운 숟가락을 물린 부위에 30초간 대는 것이다. 가려움 성분이 분해되면서 피부 자극이 줄어든다. 아이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