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냉방보조기기’ 실효성 도마 위…서교공 “예산 한계 속 임시방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서울 지하철 ‘냉방보조기기’ 실효성 도마 위…서교공 “예산 한계 속 임시방편”

투데이신문 2025-07-14 17:43:36 신고

3줄요약
지난해 8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종로3가역 지하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해 8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종로3가역 지하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서울 지하철 역사 일부에 냉방시설이 미설치된 사실이 공개된 가운데,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과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냉방시설이 없는 지상 역사 2곳(건대입구역·뚝섬역)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는 앞서 지난 10일 서울시의회가 공개한 ‘지하철 냉방 현황’ 통계에서 서울 지하철 276개 역사 중 51곳에 냉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냉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서울 내 지하철 역사는 2호선 아현, 충정로, 한양대역 등 17곳, 3호선 구파발, 녹번, 홍제 등 20곳, 4호선 한성대입구, 서울역 등 9곳 등이다. 이 중 25곳은 구조상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지상 역사이며 나머지 26곳은 지하역임에도 냉방보조기기마저 공급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교통공사(이하 서교공)는 오는 8월부터 9월까지 지상 역사 15곳에 냉방보조기기 60대를 임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실효성과 안전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서교공 측에서 지상 역사에 설치하겠다고 밝힌 냉방보조기기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해당 냉방보조기기는 미스트 에어쿨러의 일종으로, 2m가량의 선풍기 형태로 물을 증발시켜 공기를 시원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냉방기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지상 역사인 2호선 대림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교공 노동조합 송민석 역부본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계식 냉풍기는 뜨거운 바람을 배출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냉방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상 역사 특성상 지붕 아래 열이 갇히는 구조라 선풍기만으로는 체감 냉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잠깐 머무는 승객들은 괜찮지만 장기간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공기 정체로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분을 이용해 작동하는 에어쿨러는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사용할 경우 냉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시메트로9호선 김포차량기지에서 폭염대책 추진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시메트로9호선 김포차량기지에서 폭염대책 추진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전 관리 측면에서의 문제도 언급됐다. 송 본부장은 “과거 이동식 냉방기 설치 당시 승객 통로에 놓여 있던 기기가 인파에 밀려 넘어지거나 전선이 뽑히는 과정에서 화재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짚었다.

서교공 측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예산 부족을 언급했다. 서교공 관계자는 본보에 “예산이 충분하다면 역사 내 에어컨 설치나 냉방 전용 공간 조성도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며 “냉방보조기기는 임대 방식으로 도입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의회의 ‘지하철 냉방 현황’을 보면 현재 서울시는 재해·재난 목적 예비비 200억원과 일반 예비비 1039억원(올해 제1회 추경 기준)을 보유 중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역사 내 냉방 설비를 갖추는 데는 역사 한 곳당 최소 5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돼 예산 확보가 현실적인 과제로 남겨져 있다.

폭염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냉방보조기기 도입이 늦어진 점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8일 서울의 체감온도는 37.8도를 기록했고 하루 만에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238명,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냉방 관련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지하철 역사 내 냉방 관련 민원은 30건에 육박해 2022년(18만1000건)보다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여름 접수된 민원 역시 14만4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서교공 관계자는 “역사 환경에 가장 적합하고 비용 측면에서 합리적인 기기를 선정하고 임대 업체 선정 과정에서 냉방보조기기 도입이 지연됐다”며 “최대한 서둘러 행정 소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