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창인 7월, 에어컨 없이 하루를 보내기 어렵다. 그런데 시원하게만 느껴지던 바람이 어느 순간 답답하거나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에어컨 사용 방법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냉기 자체보다 에어컨 내부에 쌓인 습기와 먼지, 곰팡이가 문제다. 특히 오랜 기간 청소하지 않은 에어컨은 시원한 바람에 각종 유해 물질까지 섞여 나오기 쉽다. 감기처럼 느껴지는 증상도 실은 잘못된 사용 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 왜 ‘쿰쿰’할까?
에어컨을 처음 켰을 때 바람에서 퀴퀴하거나 쿰쿰한 냄새가 난다면, 내부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에어컨은 작동 중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냉매를 통해 식히는 구조라서 공기 중 먼지나 수분이 내부 필터나 열교환기에 쌓이기 쉽다.
특히 여름철에는 외부 습도도 높으므로 내부 부품이 항상 축축한 상태로 유지되기 쉬워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처럼 내부가 오염되면 바람을 틀자마자 실내에 떠다니는 세균성 입자가 폐로 흡입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오는 바람은 단순히 불쾌한 냄새를 넘어서 기침, 콧물, 두통 등 일상적인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나 노인에게는 더욱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바람은 차가운데 더위가 가시지 않는 이유
에어컨을 오래 켜도 덥거나 답답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단순히 온도 문제가 아니라 공기 순환, 습도, 환기 여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장시간 에어컨만 작동시키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산소가 부족해진다. 이는 두통, 졸림, 무기력함을 유발하며, 심하면 집중력 저하와 스트레스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습도가 높게 유지되면 체감 온도는 낮아지지 않고, 공간은 더 눅눅해진다. 땀이 마르지 않아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냉방 효과는 체감상 반감된다. 냉기만 믿고 환기를 무시한다면 건강은 물론 실내 위생도 해치게 된다.
이럴 땐 하루 두세 번 창문을 열고 환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무게감이 가벼워지고, 쾌적함이 돌아온다. 공기의 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몸은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세균·곰팡이 위험 줄이는 에어컨 관리법
에어컨을 깨끗하게 오래 사용하려면 평소의 관리 습관이 중요하다. 특별한 장비가 없더라도 기본적인 관리만으로도 성능 유지와 위생 관리가 동시에 가능하다.
1. 필터는 2주에 한 번 꺼내 세척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살짝 풀어 먼지를 제거한 뒤, 햇볕이 닿지 않는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다. 말리지 않고 바로 장착하면 필터에서 곰팡이 냄새가 날 수 있다.
2. 사용 후 ‘송풍 모드’로 10분 이상 작동
에어컨을 끄자마자 전원을 완전히 꺼버리기보다 송풍 기능을 이용해 내부 습기를 날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만으로도 곰팡이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3. 하루에 두세 번 창문 열고 환기
특히 요리한 뒤, 에어컨을 켜기 전 또는 끈 직후에는 실내 공기를 바꾸는 것이 좋다. 10분 내외의 짧은 환기도 공간 전체를 환기하는 데 효과적이다.
4. 설정 온도는 외부보다 5~6도 낮게
적정 실내 온도는 25~26도. 지나치게 낮은 온도 설정은 전력 낭비와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밤에는 ‘취침 모드’를 이용해 온도 차이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5. 여름 한 철이라도 전문 청소 한 번
실제로 열교환기 안쪽, 드레인 배수관, 냉매 부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 점검이 필요하다. 여름 시작 전 또는 마무리 단계에서 연 1회 정기 청소를 권장한다.
오늘의 팁
에어컨은 단순히 더위를 식혀주는 가전이 아니다. 집 안 공기를 흡입하고 다시 내보내는 공기 순환 시스템이자, 장기적으로 집안 위생 상태를 좌우하는 기기다.
공기청정기나 제습기와 병행 사용하면 더욱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실내에 반려동물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필터 교체 주기를 더 짧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냉기 방향 조절도 중요하다. 인체를 직접 향하게 하면 피로가 더 심해지고, 피부 건조나 안구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천장이나 벽을 향해 바람이 퍼지도록 설정하면 공간 전체가 더 고르게 시원해진다.
결국 여름철 실내 환경의 질은 에어컨의 위생 관리에 달려 있다. 깨끗하게 쓰면 시원함은 더 오래가고, 냄새도 줄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가전보다 습관이 먼저라는 사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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