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책연구원 보고서…'산재 사망' 외국인 근로자 7년 연속 100명 넘어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국내 외국인 근로자가 겪은 산업재해 10건 가운데 8건은 건설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이민정책연구원이 펴낸 '외국인 근로자 업무상의 재해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외국인 근로자 업무상 사고로 인한 산재 승인 8천434건 가운데 78.1%(3천360건)는 건설업과 광·제조업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건설업은 39.8%, 광·제조업은 38.3%를 차지했으며, 농림 어업(3.0%)과 운수·창고·통신·금융(1.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전체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1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사고가 난 것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외국인 근로자 산재 현황을 사업장 규모별로 살펴보면 '5∼30인 미만'이 36.0%(3천276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인 미만'(25.1%)과 '1천인 이상'(16.0%) 등의 순이었다.
건설업의 외국인 근로자 산재를 사업장 규모별로 분석해 보면 '1천인 이상'이 39.6%로 가장 많았다.
반면에 제조업은 '5∼30인 미만'이 55.4%를 차지해 두 업종 간 사업장 규모별 산재 발생 양상이 큰 차이를 보였다.
산재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는 2017년 107명, 2018년 136명 2019년 129명, 2020년 118명, 2021년 129명, 2022년 108명, 2023년 112명으로 7년 연속 100명 이상을 기록했다.
관련 부상자·질환자는 2017년 6천186명, 2018년 7천96명, 2019년 7천401명, 2020년 7천457명, 2021년 7천892명, 2022년 8천171명, 2023년 8천677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7∼2023년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상 사고에 대한 평균 산재 승인율은 97.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전체 근로자의 산재 승인율과 비교해도 소폭 높았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업무상 질병에 대한 평균 산재 승인율은 53.5%에 그쳤다.
연구진은 "외국인 근로자는 산업재해 위험이 큰 분야에 종사하며, 언어 장벽이나 사회적 차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산업재해 사망 위험이 높았다"며 "이들에 대한 산업재해의 구조적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세부적인 데이터가 공개되고, 불법체류자 등 사각지대를 포괄할 통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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