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불거진 '보좌진 갑질 논란'에 대해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법적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 때문에 전에 살던 광화문 집을 유지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과 보좌진협회는 '강선우 OUT' 이라고 적힌 피켓을 만들어와 여야간 고성이 오가며 회의 시작 15분만에 정회하기도 했다.
야당 간사 조은희 의원은 강 후보자에게 "요구한 자료 230건 중 제출되지 않은 자료가 95건"이라며 "검증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검증을 방해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보좌진 대상 갑질의혹이 터지고, 쓰레기 정리, 변기 수리 지시에 이어 따돌림, 취업 방해 의혹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보자의 리더십과 태도를 검증하자는 게 무리인가"라며 "청문회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갑질 논란에 대해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부족했던 점은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언행에 있어서 밑거름을 잘 삼아서 더 세심하게, 더 깊은 배려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논란으로 여러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분들 관련해서는 모두 다 제 부덕의 소치다.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쓰레기 처리 갑질 의혹, 가사 도우미 있어 쓰레기 버리라 할 이유 없어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자택에서 나온 쓰레기를 대신 버리라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여당 의원들께는 집에 줄곧 이모님이 계셨다는 자료를 열람시켜 드렸다"며 "해당 자료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 집에 오시는 이모님과 아이에게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가사 도우미가 있어서 보좌진에게 쓰레기를 버리게 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사무실에서 쓰기 위해서 주문한 물품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택배상자를 뜯을 때도 있고 뜯지 않을 때도 있고, 그렇게 해서 가지고 내려간 적이 있다"며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아침으로 차려 가면서 먹으려고 가지고 내려갔던 적도 있다. 그것을 다 먹지 못하고 차에 남겨 놓고 그 채로 내린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보좌진 법적 조치 한 바 없어"
'갑질 논란'을 언론에 제보한 보좌진에 법적 조치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묻는 질의에는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 여당 보좌진들과 함께 흐름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됐던 것이 어쩌다 보니 유출된 것 같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법적 조치를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강 후보자의 갑질을 언론에 제보한 보좌관은 "본인 자택 내 쓰레기를 버리라고 하거나 변기 비데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다"면서 '갑질' 의혹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민주당 여가위원들에게 보낸 해명 메시지에 '보좌관 2명 법적 조치'가 있어 논란이 됐다.
이 메시지에 대해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 메시지는 저도 안 받았고 옆에 있는 서영교 의원, 장철민 의원도 받은 적이 없다"며 "어디에서 이 내용이 나와 후보자를 인신공격하는 근거 자료로 쓰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두둔했다.
앞서 강 후보자는 지난 5년간 보좌진 46명을 교체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같은 인물이 중복 계산돼 실제로는 28명으로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위장전입' 의혹 "발달 장애 아이 적응 위해 광화문과 지역구 왔다 갔다 하는 것"
강 후보자는 자신의 가족이 주민등록상 거주지로 돼있는 강 후보자의 지역구 서울 강서구가 아닌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저희 가족은 원래 광화문에 거주했었지만, 지난 21대 총선 이후 저의 지역구인 강서갑으로 이사하게 됐다"며 "곧바로 모두가 강서구로 옮기는 것은 (발달 장애를 가진) 저희 아이에게는 굉장히 가혹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가 기존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있고 본인이 익숙한 환경에서 조금씩 적응할 수 있도록 광화문 집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거주는 (강서구와 광화문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하고 있다. 주소를 적어내는 과정에서 실거주 그리고 주민등록상의 주소지 그 두 가지가 다르게 나감으로써 그런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 확대 "정부·국회·국민 목소리 들을 것...조직·예산 늘려야"
강 후보자는 '성평등가족부' 등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정부, 무엇보다 국회와 면밀히 소통하는 과정,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위원님께 많이 여쭙고 말씀드리고 소통하면서 세부 사항들을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인력도 늘리고 조직 자체를 키우고 예산을 늘리는 방법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힘 '갑질왕 강선우 OUT' 피켓 부착...국힘 보좌진협회서도 "갑질 장관" 피켓 시위
한편 이날 인청 시작 전부터 여야의 신경전이 벌어져 정회를 하기도 했다. 청문회장 앞에서는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의 피켓 시위도 벌어졌다. 이들은 "갑질 장관", "사퇴해라",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 후보자를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도 야당 의원들이 '갑질왕 강선우 OUT'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부착한 것도 문제 삼았다. 여당 의원들은 "피켓부터 떼라. 인사청문회에서 피켓 붙이고 하는 데가 어딨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전 10시에 시작된 인청은 시작 13분 만에 정회했다가 10시 30분 다시 속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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