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은행권 이사회 의장단과 만나 최근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쏠림이 우리 경제의 균질한 성장을 저해시킨다고 지적하며 이사회가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경영전략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쏠림은 우리 경제의 균질한 성장을 저해시키고 외부 충격 시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은행이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중개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경영진의 경영전략 등을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은 2019년 1167조1000억원에서 2024년에는 1673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65.7% 수준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 본연의 역할 △책무 기반 내부통제 체계 구축 △지배구조 선진화 △준법제보 활성화 △은행산업의 인공지능(AI) 활용 확대와 위험관리 등을 논의됐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이후 고금리나 경기둔화 지속 등의 여파 등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재기지원을 위해 포용적 금융환경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은행권에도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김 부원장은 "고금리 여파와 내수 부진 등으로 인해 가중되는 소득 양극화와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이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필요한 곳에 자금을 중개하는 은행 본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금감원은 책무구조도 도입을 통해 조직 내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지고 임직원의 경각심이 제고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매뉴얼과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 측면에서의 보완과 도입 이후 이행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부문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경영진의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이행 여부에 대해 이사회가 감시와 견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승계,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과 독립성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과제가 필요하다"며, "이사회가 지속적으로 변화와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매년 이어지고 있는 은행권 금융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에 준법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준법제보가 활성화돼 금융사고 예방은 물론 건전한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금감원은 은행권의 AI 활용에 대해 "다양한 업무영역부터 내부통제 분야에 AI 기술을 폭넓게 도입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면서, "편향성과 개인정보 보호 등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관리·통제할 원칙과 조직 내 역할분장 등 거버넌스 체계가 마련되도록 이사회 차원에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2023년부터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 소통을 정례화했다. 지주·은행 개별 이사회와 연 1회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주·은행 이사회 의장과 고위급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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