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청년층(30세 미만)의 사업자 수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통계 집계 시작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흐름을 보인 것으로, 고금리·내수침체 국면에서 젊은층의 취업과 창업이 모두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심각한 신호다.
1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청년 사업자 수는 월 35만4,67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6,247명 줄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7년 9월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종전까지는 매 분기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2023년 3분기를 시작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이 감소는 곧 휴·폐업이 창업보다 많아졌음을 뜻한다. 전체 폐업자 수는 2023년 이후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중 상당수가 자본력과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청년층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소매업으로, 1분기 청년사업자는 12만7,089명으로 1만6,185명 감소해 전체 감소분의 62%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음식업 청년사업자도 4만6,269명에서 5,507명 줄었는데, 이는 통계 이후 최악의 감소폭이다.
건설업 청년사업자 역시 1만4,472명으로 247명 줄어 역대 최대 감소율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매업과 음식업의 폐업은 소비 침체, 플랫폼 수수료 부담 등 복합적 요인과 맞물렸다. 실제로 1분기 편의점을 포함한 자영업 전반에서 사업체 수가 줄었고 특히 치킨·피자·한식·중식 등 외식업체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음식·숙박업종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90조 원을 넘어섰다. 1분기 기준 이는 전 분기보다 1조4천억 원 증가한 수준이며,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비용 부담을 대출로 떠안은 구조임을 보여준다.
청년 사업자 감소는 고용시장 악화와 함께 봐야 할 현상이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실업률도 7% 안팎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은 작년 4분기 청년(20대 이하) 임금 근로 일자리가 전년 대비 14만8천 개 감소해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청년들이 정규직 취업조차 어렵자 창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고금리·내수 침체로 창업마저 실패로 돌아간 결과로 해석된다.
2025년 자영업자 전체 폐업률은 10.8%로, 소매업(20.8%)과 음식업(19.4%)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의 한계를 넘어선 수준이다. 자영업나라 블로그에 따르면 "2025년 폐업률이 10.8%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특히 소매·음식업 폐업률이 20%선을 넘겼다.
대부분 청년 창업자는 외식·카페 등 단순 업종에 국한돼 있어 기술 기반이나 자본 축적이 어렵고, 대출 의존도가 높다. 한 경제 전문가는 "청년 창업은 중장년층과 비교해 부채 의존도가 높고 시장 포화로 폐업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 대상 창업·일자리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으나, 단기 자금 지원보다는 시장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을 위해 단순 대출 지원 뿐 아니라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으며 청년일자리 정책 역시 양질의 직업 훈련과 창업 기반 마련, 금융 리스크 완화 측면에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대 미만 청년 사업자가 1분기 역대 최대폭 감소한 것은 단순 창업 위축 현상을 넘어, 취업난과 자영업 리스크가 동반하면서 청년층 전체의 경제적 불안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그동안 '취업→창업'으로 이어졌던 청년층의 생존 전략이 이번 급감으로 무너졌으며 이는 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비용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국회·정부·지자체는 단순한 고용 대책을 넘어 청년들의 금융 안정성 확보, 창업 인큐베이팅, 시장 구조 재편, 기술 기반 창업 확대 등 다차원적 지원 체계 수립이 절실하다.
청년층이 '낮은 문턱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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