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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베 아시아태평양간암학회(APPLE) 셋째 날인 지난 13일 김도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TACE 불응성 및 TACE 부적합성’(TACE refractoriness and TACE unsuitability)을 주제로 진행한 세션에서 유틸렉스의 치료제 EU307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공개한 포스터 발표에서 유틸렉스는 EU307의 중간분석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이 37.5%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한·중·일 의사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션에 앞선 지난 11일 이데일리는 APPLE 현장에서 김도영 교수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EU307의 ORR이 아테베바 요법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EU307의 경우 다른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구제요법으로 의미있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아테베바 요법은 로슈의 아테졸리주맙(제품명 ‘티쎈트릭’)과 베바시주맙(‘아바스틴’)을 병용하는 요법으로, 국내에서 간암 1차 치료법으로 쓰인다. 아테베바 요법의 ORR은 33%, 이전에 쓰였던 화학항암제 소라페닙의 ORR은 11%다. 유틸렉스는 처음부터 표준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중 GPC3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설계했다.
EU307가 CAR-T 투여 전 별도의 추가적인 보조 항암요법을 의미하는 브릿징 테라피(Bridging Therapy)를 쓰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ORR을 기록한 것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보통 CAR-T 치료제는 투여 결정 후 약이 제조되고 실제 환자에 투여가 진행되기까지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암의 진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학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 다른 치료가 진행된다. EU307의 경우 제조기간이 10~14일 정도로 다른 CAR-T 치료제들에 비해 비교적 짧다는 점도 브릿징 테라피 없이 임상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U307처럼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C-CAR031은 임상 1상 중간결과에서 ORR이 56.5%를 기록했는데 C-CAR031의 경우 투여 전 브릿징 테라피를 시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6종의 CAR-T 치료제 중 다수는 브릿징 테라피를 배제한 임상 설계를 채택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혈액암치료제 ‘예스카타’의 대표 임상 연구인 ZUMA-1,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의 소아 백혈병 대상 임상 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학계에서는 브릿징 테라피가 종양미세환경(TME)을 변화시킴으로써 면역반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CAR-T 고유의 효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Blood(2023),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19), Blood Cancer Journal(2024) 등). 그만큼 CAR-T 치료제 효과의 판단과 해석에 브릿징 테라피가 중요한 변수로 간주된다.
김 교수는 “EU307 임상 환자들의 경우 다른 치료법이 들지 않는 케이스의 환자들이 많아 브릿징 테라피가 의미가 없었을 수 있다”면서도 “CAR-T 제조기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병이 상당부분 진행된 환자들은 처음 CAR-T 치료를 계획했던 당시보다 병변이 훨씬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 기간에 어떻게 했느냐가 (임상 데이터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CAR-T 치료제가 간암 치료제로 임상 현장에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과제에 대해 묻자 김 교수는 “제조기간을 더 줄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고, 다중 타깃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간암이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병이기 때문에 하나의 타깃에만 반응한다면 부족한 케이스가 많다. GPC3가 모든 간세포암 환자들에게서 발현되는 것은 아닌 만큼 더 많은 유효한 타깃을 발굴해 이를 동시 타깃하는 치료제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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