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데이터 센터, 전 세계 22위···“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AI 데이터센터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선진국 대비 투자 규모가 낮아 수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AI가 촉발한 데이터센터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2021년 주요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연평균 성장률은 21.1%를 기록했다.
 
이후 2022년 생성형 AI가 큰 주목을 받자, 관련 투자 연평균 성장률은 169.4%로 8배 이상 크게 뛰었다.
 
또한 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3728억달러에서 오는 2029년 6241억달러로 6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 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짚었다.
 
먼저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의 국가 안보 시설 지정 및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SMR(소형모듈원자로) 활용 등 차세대 에너지 정책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산업성 주도 범부처 본부를 구성하고 데이터센터 입지·전력·기술실증을 통합·조정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센터 개수가 84개로 세계 22위 수준에 그쳤으며 2020~2024년 5년 간 해외 데이터센터 투자액 역시 4억달러로 29위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 유치 또한 10위수준인 85억달러로 나타났다.
 
무협은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으로 전력망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점, 에너지 효율성과 국산 장비 활용이 낮은 점, 데이터센터가 전략 인프라로 인정받지 못해 세제·입지 등 제도적 지원도 미흡한 점 등도 약점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AI 반도체, 전력인프라, 냉각 시스템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고전력 연산용 친환경 하이퍼스케일(초거대형) 데이터센터와 국내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인 저전력 AI칩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기반으로 한 엣지(소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데이터센터를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적 기반이 빠르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데이터센터의 ‘디지털 수출 전략산업 및 인프라 지정 및 범정부 컨트롤 타워 구축’, ‘국가 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지정 및 세액 공제율 상향’, ‘국산 기술 내재화를 위한 전주기(R&D·실증·조달·수출) 연계 지원 확대’, ‘비수도권 친환경 클러스터 조성’ 등을 제시했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AI 서비스, 설계·시공·운영의 통합 인프라, 반도체·냉각장비·전력기기 등 연관 부품까지 생태계 전반을 동반 수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우리도 국가 디지털 역량의 핵심 기반이자 전략적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국정기획위원회 AI TF 및 규제합리화 TF는 지난 2일 삼성SDS 상암 데이터센터를 찾아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해당 자리에서 송경희 AI TF팀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국가 SOC(사회간접자본)’로 인식하고 국가적 투자 강화, 민간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공약에 포함된 사항을 국정과제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