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제약 업계가 지속가능성과 윤리 경영을 기술력 못지않은 투자·파트너십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탄소중립 로드맵 제시 △이중 중대성 평가 기반 전략 수립 등을 통해 ESG 이행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끌어올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ESG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Progress and Integrity' 보고서를 발간하고 GRI·SASB 기준 채택과 제3자 검증, ESG 위원회 설치, 생물다양성 보존 등을 중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또한 R&D 강화, 윤리 경영, 인재 육성 등 15대 중요 이슈별 활동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를 통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2년 연속 편입 △MSCI ESG 등급 AA 상향 △서스틴베스트 상위권 유지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GC녹십자는 2050년 탄소중립(Net Zero)을 목표로 '탈탄소 로드맵'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42%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는 2021년 대비 42% 감축을 목표로 △공정 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전환 △협력사와의 공급망 탈탄소화 확장 등의 실행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GRI, SASB 기준에 따라 작성됐고 외부 검증을 통해 신뢰도를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ESG 경영, 중대성 이슈, ESG 퍼포먼스 등 테마별 항목들을 체계적으로 수록했다. 또한 '이중 중대성 평가' 기반 5대 전략을 도출해 △사업장 안전보건 강화 △의약품 안전 보장 △윤리·준법 경영 확대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개인정보 보호 등 정보 보안을 선정, 각 항목별로 구체적인 대응 및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ESG 리포트에는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 등 글로벌 ESG 이니셔티브(지침)은 물론, 2025년부터 신규 적용된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EU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EU ESRS) 등 세계적인 ESG 공시 지침을 새롭게 반영해 한 단계 업데이트했다는 평가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국내 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기관 서스틴베스트의 2025년 상반기 ESG 평가에서 ESG 베스트 기업 100에 선정됐다.
그룹 통합보고서 '가마솥 2024'에는 △인권 경영 △환경 경영 △준법 경영 △소비자 중심 경영 △CSR 등 그룹 5대 카테고리별 전략과 지표가 담겼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 증진이라는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신약 개발, 바이오 기술 혁신, 친환경 경영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공존의 선순환을 창출하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바이오 기술·제약, 도로 운송과 함께 비알코올 음료 산업 표준을 새롭게 수록하며 음료 관련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또한 물류·운송 산업까지 이중 중대성 평가 범위를 확대해 그룹 전반의 지속가능성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보령은 '인류를 위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이라는 비전으로 ESG 경영 성과를 정리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수립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바탕으로 온실가스·에너지·수자원 등 6대 환경 지표에 대해 10개년 관리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예산캠퍼스는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자발적 에너지효율목표제 우수 사업장'으로 인증받았으며, 청소년 우주탐사 프로그램 'Humans In Space'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연구개발 혁신, 의료 접근성, 제품 책임 및 안전 등 10대 ESG 중대 이슈를 도출해 전략을 전개 중이다. △2045년 탄소중립 △전과정평가(LCA) 기반의 배출량 분석 △친환경 포장재 도입 등이 핵심이며, 6개 대표 제품에 대해 전과정평가(LCA)를 실시해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분석, 저감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투명한 기업 운영을 위한 이사회 자가 평가를 도입했고, 자사주 매입·소각, CEO 주식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형식적인 ESG 보고서가 아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작성하고 실제 실천 여부를 증명하는 시대"라며, "ESG는 기술력만으로는 돌파할 수 없는 글로벌 진출·파트너십의 필수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2026년부터 자산 2조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예고했으며, 이후 중견·중소기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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