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정책·실적 쌍끌이] 4대 금융, 저평가 꼬리표 떼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에 신고가 행진…연간 주주환원율 ‘상향 조정’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실적 호조 기대를 동시에 타고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고배당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 논의되면서 배당투자 매력도가 크게 부각됐고, 상반기 실적 개선 전망과 맞물려 ‘저평가주’ 탈피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연간 주주환원율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일부 금융지주에 대해서는 자사주 소각 등 자본정책 강화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지난 8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6.64% 오른 12만2000원을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7.73% 상승한 7만1100원, 하나금융은 10.27% 오른 9만4500원, 우리금융은 8.32% 오른 2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실적 정체 우려가 제기됐던 상황에서 정책적 모멘텀과 이익 전망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의 주된 촉매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논의다. 정부와 여당은 고배당 기업에 대해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이 아닌 분리과세 방식으로 과세하는 방안을 세제개편안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은 배당성향 35% 이상인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며, 소득 구간별로 감세된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상 연 2000만원 초과 시 최고 45% 세율이 적용되던 기존 구조에 비해 세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배당투자 유인을 강화하는 제도적 전환점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배당세제 개편 논의는 이전까지 세수 부족 우려로 실현 가능성이 낮게 평가돼 왔으나, 최근 7월 세제개편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유입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 소득 과세 체계 변화 기대가 코스피 대비 은행주의 초과 수익률로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지주가 배당 투자처로서 다시 조명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기대감도 주가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총 9조505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9조3626억원)보다 5.8% 증가한 수치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고, 대출자산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영향이다. 이자 이익이 여전히 견고하고, 비용 통제력이 유지된 점도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 강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KB금융의 연간 주주환원율이 50%를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45.5%, 하나금융은 46%, 우리금융은 37.9% 수준이 거론된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정책이 병행되면 주당 가치 제고 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금융지주의 높은 자본적정성과 정기 배당 성향은 안정적인 환원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4~0.6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주가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의지, 환율 안정에 따른 배당 여력 확충, 주주친화 정책 등이 지속적으로 작용한다면 저평가 해소 흐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안정성, 배당 매력, 자사주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금융지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열려 있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된 만큼 리레이팅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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