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식 스포츠 문화가 가감없이 드러났다. 1년 뒤 월드컵 결승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 첼시가 파리생제르맹(PSG)에 3-0 완승을 거뒀다. 콜 파머의 2골과 주앙 페드루의 쐐기골에 힘입어 첼시는 개편된 클럽 월드컵에서 첫 우승팀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32개팀 체제로 개편된 첫 대회이자 1년 뒤 치를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리허설 성격이 있는 대회였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살인적인 더위나 흥행 부진 등이 화제에 오르며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를 낳았다.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는 8만 석이 넘는 경기장이 꽉 차며 흥행에 대한 걱정을 씻어냈다. 더위도 이날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첼시와 PSG 모두 젊은 선수로 선발진이 구성된 영향도 있었다.
대신 이번 경기에서는 미국식으로 열리는 월드컵이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볼 수 있었다. 오프닝 세리머니부터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복싱, 프로레슬링 등을 진행한 미국 스포츠의 전설적인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와 함께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전투기도 3대가 출격해 경기장 상공을 날며 분위기를 더했다. 이날 킥오프는 4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정작 4시에 시작한 건 버퍼의 양 팀 선수 소개였다. 경기는 그로부터 8분 뒤에야 열렸다.
하프타임 시간 15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결승에서 빠질 수 없는 하프타임 쇼 때문이었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총괄 기획하고 제이 발빈, 도자 캣, 템스 등 화려한 가수들이 무대를 빛냈다. 하프타임쇼가 끝난 건 전반 종료 후 정확히 15분이 지난 시점이었고, 후반은 그로부터 5분쯤 뒤에야 시작됐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목받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결승을 관람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상대에도 인판티노 회장과 함께 올라갔다. 선수들에게 직접 개인 트로피와 메달을 나눠줬고, 급기야 클럽 월드컵 트로피도 인판티노 회장과 함께 첼시 주장 리스 제임스에게 옮겨줬다. 한 술 더 떠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컵을 전달한 뒤에도 시상대를 떠나지 않았고, 첼시 선수들과 함께 클럽 월드컵 우승 순간을 즐겼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클럽 월드컵 개최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유력 인사들과 미팅을 가지며 대회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클럽 월드컵 때처럼 1년 뒤 월드컵 결승에서도 지금처럼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카타르 국왕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당시 우승국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에게 우승컵을 건네준 건 물론 왕족 전통 의상 ‘비슈트’를 입힌 전례도 있다.
사진= '더 터치라인',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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