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주앙 페드루가 첼시의 스트라이커 곤궁을 풀어줄 적임자일지도 모른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 첼시가 파리생제르맹(PSG)에 3-0 완승을 거뒀다. 첼시는 개편된 클럽 월드컵에서 첫 우승팀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페드루는 지난 2일 6,000만 파운드(약 1,116억 원)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8년 계약을 맺고 클럽 월드컵을 치르는 첼시 선수단에 합류했다. 공식발표 후 약 54시간 만인 파우메이라스와 8강에서 후반 9분 리암 델랍과 교체돼 데뷔전을 치러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다.
페드루는 적응기 없이 첼시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9일 열린 플루미넨시와 4강에서는 선발로 출장해 홀로 2골을 넣으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전반 18분 수비를 맞고 나온 공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오른쪽 골문에 꽂아넣으며 데뷔골을 기록했고, 후반 11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온 뒤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가는 슈팅으로 멀티골을 작성했다. 다만 당시에는 친정팀과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마음껏 세리머니를 즐겼다. PSG와 결승에서도 선발로 나서 최전방에 머무르지 않고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첼시 공격에 도움을 줬다. 특히 콜 파머의 추가골 장면에서는 멀리서부터 페널티박스로 달려들어가 PSG 수비를 분산시켜 파머에게 슈팅할 공간을 제공했다. 2-0으로 앞선 전반 43분에는 파머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넘기는 칩샷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페드루는 코너로 달려가 춤을 추고 포효한 뒤 첼시 엠블럼을 가리키며 기쁨을 만끽했다. 페드루는 후반 22분 리암 델랍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고, 첼시 팬들은 페드루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첼시가 스트라이커 잔혹사를 끝낼 선수를 찾은 듯하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2003년 이후 디디에 드로그바, 디에고 코스타 등 걸출한 공격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영입생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코스타가 떠난 이후에는 알바로 모라타, 올리비에 지루, 곤살로 이과인, 태미 에이브러햄, 로멜루 루카쿠,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니콜라스 잭슨, 크리스토퍼 은쿤쿠 등이 있었지만 모두 첼시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때는 카이 하베르츠가 가짜 9번으로 뛸 정도로 첼시에 마땅한 공격수가 없었다.
페드루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그간 아픔을 잊게 만들 수 있다. 페드루는 유소년 시절 미드필더로 활약할 만큼 뛰어난 기술을 갖췄고, 오프더볼 움직임과 연계에서도 높은 능력치를 자랑한다. 지금까지는 2023-2024시즌 20골을 넣은 걸 제외하면 공격포인트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클럽 월드컵에서 보인 모습이 이어진다면 ‘커리어 하이’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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