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출범 한 달을 넘긴 7월 13일, 2개월 임기의 반환점을 맞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추진 과제를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한주 위원장을 비롯해 박홍근 국정기획위 기획분과장, 조승래 대변인이 참석해 약 70분간 브리핑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한주 위원장은 국정위 한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벌써 절반이 지났다. 실제 체감상으론 3분의 2쯤 온 느낌"이라며 "국정과제 수립과 조직개편, 실천과제 이행계획 등 주요 작업들이 정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정교함과 정합성을 다지는 후반기로 접어든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격식을 덜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원래는 점심을 함께 하며 이야기 나누려 했지만,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 이렇게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간담회를 시작했고, 조 대변인은 "전반전을 마친 소회를 나누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이한주 "정부조직개편, 이달 3일 대통령께 보고"..'검찰개혁' 포함 조직개편 "권력 분산과 미래 대응"
이날 가장 집중적으로 다뤄진 주제는 정부조직개편이었다. 국정기획위는 6개 TF체제로 구성하고 그중 '정부조직개편TF' 총괄 팀장을 박홍근 국정위 기획분과장이 담당하고 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날 "정부조직개편 초안을 이달(7월) 3일 대통령에게 보고드렸다"며 "대통령과 의견 교환을 했고, 대통령실과 큰 틀에서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검찰과 기획재정부 같은 부분이 중심이고, 진보 의제인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주제인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제 국정기획위 활동 기간의 절반이 지났지만 완성되기 전에 내놓으면 혼선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논의하는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조직개편TF'를 맡고 있는 박홍근 기획분과장은 "이번 개편의 기본 방향은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의 분산'과 '대한민국의 미래 위기 대응 체계 구축'이라는 두 축"이라며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기재부 예산 기능 재조정,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이 핵심 내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위원장은 "공약 수준에 미치지 못한 기존 업무보고에 대해 전면적 보완을 요청했다"며 "현재는 국정기획위 차원에서 새로운 이행계획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나 검찰의 조직 개편 관련 재보고가 이뤄진다면 다시 참고하겠지만, 지금은 자체 판단에 따라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분과장도 "수사권이 특정 기관에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면서, 국가 수사역량을 분산·보존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라며 "향후 경찰 등 타 수사기관과의 역할 조정도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은 지난 3일 대통령에게 초안 보고를 마쳤으며, 현재 대통령실과 실무 협의 중이다. 박 분과장은 "기재부 예산 기능 분리, 과기부총리 신설, 금융위와 국민회계 시스템 조정 등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집과 연설문을 기준 삼아 큰 틀에서 방향성에 대한 이견은 없다"고 설명했다.
"개헌, 당연히 주요 국정과제 포함...국민투표법 개정, 국민발안제 검토"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개헌'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개헌은 정부, 국회, 국민 모두의 사안으로, 국정기획위가 어디까지 다룰지는 매우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며 "국민투표법 개정 필요성과 국민 발안제 도입 등도 검토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분과장도 "개헌은 당연히 주요 국정과제에 담길 것"이라며 "어떤 부분을 어디까지 구체화할지는 논의 중인데,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밝힌 내용이 개헌안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인 5월18일 광주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5.18 정신 헌법수록을 비롯해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을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발표했다.
박 분과장은 개헌안에 국민이 직접 헌법·법률 개정안을 제안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와 관련해서는 "유신 이후 없어졌는데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민주권정부'의 가치가 국민 직접발안제로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 명칭을 따로 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번 정부는 다양한 원칙과 비전을 지닌 만큼, 명칭은 국민과 언론이 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작권 조기환수 "이행조건 점검중, 속도조절 점검 결과따라 판단"..이재명 정부 공약
최근 한미관세 협상과 관련 주한미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와 관련해 조승래 대변인은 "이행 조건이 충족되면 이관하는 걸로 돼있는 않느냐"면서 "이행조건 점검은 새로운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현 정부는 이행 조건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이다. 속도 조절 여부는 점검 결과에 따라 판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분과장도 "외교안보 분과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말해 조기 전작권 환수와 관련 국정과제 또는 실천과제, 이행계획서 등에 반영될 것임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관세유예 종료 협상카드로 전작권 환수를 제시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지난 11일 대통령실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전작권 환수는 과거부터 한미 간 계속 논의돼 온 장기적 현안으로 새로운 사안이 아니다. 새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며 "미국 측과 사안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10일) 열린 이재명 정부 첫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안보 현안에 대해 국방부로 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한미 통상안보 패키지 딜 협상'을 미국측에 제안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9일 방미 귀국 브리핑에서 "전작권 환수는 장기적 현안이고 역대 정부에서 추진해왔다. 우리 정부(이재명 정부)도 공약에 있고 추진한다"며 "그러나 그 문제(전작권 환수)가 아직 안보 협의 속에 올라 올지는 모르겠고 거기까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균형발전 "지방시대위와 협업 중"
한편, 지방 공약의 국정 반영에 대한 질문에는 박홍근 기획분과장이 "균형발전특위는 늦게 출범했지만, 현재 각 시도와 유관부처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지방시대위원회와 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이전에 대해 일부 불만이 표출되는 것에 대해 "지방시대위원회와 향후 전략과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그림을 그려 국민께 양해와 동의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밖에 정책감사 제도 개선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조세개편 TF 운영 중…7월말 정부 발표일정에 맞춰 의견 모을 예정"
간담회에선 조세제도 개편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박홍근 기획분과장은 "부동산 세제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에 대해서는 아직 운영위 차원에서 보고받은 바는 없다"며 "현재 조세재정 TF가 내부 논의 중이고, 7월 말 정부 발표 일정에 맞춰 의견을 모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산업 육성, 저출산 대응과 연계된 조세 개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정기획위는 5년 단위의 구조적 조세 전략을 고민하고 있으며, 내년도 세법 개정안은 기재부 및 대통령실과 여당의 협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모두의 광장'·'소통버스' 통해 국민 의견 수렴
이 위원장은 국정기획위의 소통 플랫폼인 '모두의 광장'과 전국 순회 '모두의 광장 버스'를 소개하며 "직접 현장에서 수렴된 의견 수가 이전 정부보다 많게는 10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접수된 제안은 각 분과로 전달돼 국정과제에 반영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조 대변인은 "속도·소통·성과가 국정기획위의 3대 키워드"라며 "빠르게 과제를 수립하되, 국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실질적 성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 후반기 목표"라고 말했다.
최종 국정과제 123개, 실천과제 650건 접수...다음 주까지 이행계획 조정완료
국정기획위는 현재 123개의 국정과제를 도출했으며, 실천과제는 650여 건이 제출됐다. 박 분과장은 "실행 가능성과 중복 여부 등을 고려해 대폭 조정 중이며, 최종적으로 550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까지는 이행계획 조정이 완료될 전망이다.
국민 보고회 일정에 대해선 "8월 14일 종료 예정이지만, 내부 정리가 끝나면 그 이전이라도 빠르게 보고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약 70분간 진행되었으며, 마지막에 이 위원장은 "간담회 편하게 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빡빡했네요. 다음엔 밥도 먹고 이야기 나누자"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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