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이 바다 생태계를 바꾸며 수산물 물가를 높이고 있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어류 폐사와 어획량 감소가 잇따르면서, 바지락·우럭·광어·고등어·오징어 등 주요 수산물의 수급 불안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우럭 출하량은 1150t(톤)으로 작년보다 6.7%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이 올해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지난달 우럭 도매가격은 kg당 1만6125원으로 전년 대비 41.8% 급등했다.
고등어와 오징어도 지속적인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고등어(신선냉장) 소비자가격은 11일 기준 한마리에 477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2% 올랐다. 오징어(원양 냉동)는 4787원으로 13% 상승했다.
양식 어종 수급 불안 우려는 올해 더 커졌다. 장마가 짧게 끝난 뒤 곧바로 폭염이 시작되면서 해양수산부는 9일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보름 이상 이른 조치다. 현재 서·남해와 제주 연안 수온은 28도 안팎으로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지난해에는 고수온 특보가 71일간 이어지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이후 최대인 1430억원의 양식업 피해가 발생했다.
아직 올해는 집단 폐사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고수온이 지속되면 양식장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현장 대응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며 “우럭이 가장 민감한 품목 중 하나로 특히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필규 국립부경대 자원환경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논문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2050년이면 바지락 생산량이 절반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는 경우'(SSP5-8.5·고탄소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2041∼2050년 바지락 생산량은 2000∼2022년 대비 52.0%로 어민들은 460억7000억원 잠재적 손실을 입게된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현장 대응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전남 여수와 충남 태안 등지의 양식장을 현장 점검하고 있으며 액화산소 공급장치, 차광막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보급 중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20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장비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양식 수산물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고수온 장기화에 대비해 긴급 방류 절차도 간소화했다. 긴급 방류는 가두리 속 어류 일부를 외부로 내보내 물속 산소 소모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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