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울산 울주군 반구천(대곡천)에 자리한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가 포함된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국가유산청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한반도 선사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문화유산으로, 특히 사실적인 묘사와 독창적인 구도를 통해 선사인의 예술성과 창의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 전통은 동남부 연안 지역의 문화 발전을 집약한 독보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1971년 처음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 상류 지류인 대곡천 절벽 아래에 새겨져 있다. 너비 약 8m, 높이 약 4.5m의 중심 암면을 비롯해 주변 10곳의 암면에는 약 312점의 그림이 남아 있다. 고래, 물개 등 바다동물부터 호랑이, 사슴 같은 육지동물, 동물 사냥 장면 등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업과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소재들이 정교하게 표현돼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와 함께 여러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 사연댐 공사의 진척 상황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 ▲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의 효과적인 운영 보장 ▲ 관리체계 내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역할 공식화 ▲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사전 통보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세계유산으로서 '반구천의 암각화'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자체 및 지역 주민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며, “적극행정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문화유산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으며, '반구천의 암각화'는 선사시대 예술과 삶의 흔적을 생생히 담아낸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됐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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