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이 한화이글스의 쇼로 빛났다. 7월 12일 대전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한화, KIA, LG, 키움, NC로 구성된 나눔 올스타가 삼성, 롯데, SSG, KT, 두산의 드림 올스타를 8대 6으로 꺾고 4연승을 이어갔다. 1만 7000여 관중이 가득 들어찬 야구장은 한화의 전반기 1위 돌풍을 증명하듯 뜨거운 응원과 퍼포먼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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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기세는 드림 올스타가 먼저 올렸다. 1회초 최정(SSG)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디아즈(삼성)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박찬호(KIA)가 송구 실책하며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나눔 올스타는 1회말 곧장 반격에 나섰다. 꿈돌이 복장을 한 문현빈(한화)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고, 박민우(NC)의 중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 찬스에서 채은성(한화)이 좌익수 쪽 2루타로 두 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박동원(LG)이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단숨에 점수를 4대 1로 벌렸다.
2회말에도 한화 선수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박찬호(KIA)가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고, 문현빈의 진루타와 이도윤의 적시타로 한 점 추가, 박건우(NC)와 송성문(키움)의 연속 안타, 이어 다시 박동원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3점을 더 보탰다. 나눔은 2회까지 총 7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드림 올스타도 반격에 나섰다. 3회초 연속 적시타로 3점을 따라붙었고, 6회초에는 KT의 신인 안현민이 좌전 2루타로 한 점을 더했다. 이어 8회초, 안현민이 이번엔 좌월 솔로포까지 날리며 점수는 7대 6, 단 1점 차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나눔은 8회말 KIA 김태군이 비거리 120m 좌월 솔로홈런으로 응수하며 다시 점수를 8대 6으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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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9회초 마운드는 팬 투표 1위에 빛나는 한화 김서현이 맡았다. ‘최다 득표 감사’라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그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올스타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가장 강렬한 장면은 단연 한화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였다. 그는 경기 전 깜짝 퍼포먼스로 ‘다스베이더’ 코스튬을 입고 등장해 야구장을 술렁이게 했다. 심지어 폰세는 류현진의 유니폼을 입고 왼손으로 투구하는 ‘헌사 투구’를 선보였다. 구단에 따르면 이 퍼포먼스는 류현진에게도 비밀로 한 깜짝 이벤트로, 폰세가 직접 미국에서 의상을 공수해 준비했다고 한다.
스타워즈 마니아이자 류현진을 존경하는 그는 “한국에도 분명 스타워즈 팬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며 남다른 팬심을 드러냈다. 이날 그는 1이닝 무실점 투구와 함께 우수투수상까지 수상하며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경기 도중 펼쳐진 공연도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5회말 클리닝 타임에는 가수 이무진과 밴드 잔나비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무진은 ‘신호등’, ‘잠깐 시간 될까’를 열창하며 관중석의 휴대폰 불빛을 유도했고, 야구장은 단숨에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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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에서는 좌월 투런포 포함 1홈런 3타점을 기록한 박동원(LG)이 기자단 투표 28표 중 27표를 얻으며 MVP로 선정됐다. 그는 부상으로 기아 EV4 차량을 받았다. 안현민(KT)은 홈런과 2루타를 터뜨리며 우수타자상을, 박건우(NC)는 안정적인 수비로 우수수비상을 수상했다. 팬 퍼포먼스상은 롯데 전민재가 팬 투표 3만 5687표를 획득해 차지했으며, 승리 감독상은 나눔을 이끈 이범호(KIA) 감독에게 돌아갔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대전 올스타전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전설로 남았다. KBO리그는 이제 7월 17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팬들은 여전히 뜨거운 한화이글스의 상승세가 정규 시즌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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